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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역대급 태풍 '힌남노'...추석 대목 맞은 재래시장 ‘개점휴업’

5일 아침부터 많은 비…상인들, 찾는 발길 끊길까 걱정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손님 줄어드는데 태풍까지 겹쳐 ‘2중고’
“손 놓고 기다릴 뿐…피해는 그저 개인 몫” 한숨

 

“태풍이 몰려 온다하니 걱정이네요. 제발 피해가 없어야 하는데…”

 

역대 최강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 들어선 5일 오전. 많은 비가 내린 수원 화서·팔달문·남문·영동시장 일대 상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태풍 걱정에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상인들은 가게 밖에 진열해놓은 상품에 비닐막을 씌우거나 지붕천막에 고인 빗물을 빼내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빗물을 받고 있는 양동이에는 어느새 물이 가득 차올랐다.

 

미리미리 강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덧씌운 천막이나 현수막, 옥외광고물 등을 철거한 곳도 여럿 보였다.

 

태풍 힌남노가 수도권으로 북상한다는 소식에 상인들은 행여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더구나 추석 대목을 앞두고 강한 바람과 많은 양의 비가 예고돼 손님들이 ‘뚝’ 끊길까 우려했다. 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어 하염없이 하늘만 원망할 뿐이었다.

 

화서시장에서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는 양모(51) 씨는 "이번 태풍이 조용히 넘어가기만 한다면 바랄 것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양 씨는 “(태풍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지만 손 놓고 기다리는 수밖에 뾰족한 수가 없다”며 “지자체에서도 찾아와 딱히 방안을 내놓는 것도 아니여서 말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피해는 온전히 개인 몫일 뿐”이라고 한탄했다.

 

 

더욱이 최근 물가상승 등 대내외 상황까지 좋지않아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상인들의 말이다. 경기침체에 태풍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남문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임모(75) 씨는 들이치는 비 때문에 짐을 풀지 못만 채 잠시 시장 안쪽으로 몸을 피하고 있었다. 콩과 상추, 오이 등 가져온 채소는 모두 빗물에 젖었다. 

 

임 씨는 “비도 많이 오고 태풍도 온다는데 괜히 고생하지 말고, 있는 것만 썩기 전에 빨리 팔고 (오늘 장사는) 접을 생각이다"며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온데다가 물건도 별로 없다. 채소값도 많이 비싸져서 장사를 많이들 안한다. 손님들도 물건 사기 힘겨워 한다”며 하소연했다.

 

지역 영세상인들을 위해 애로사항이 있는지 지자체의 방문과 지원 등 더욱 세심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철제구조물 지붕이 덮이지 않은 시장 바깥 쪽 상점이나 노점 상인들의 걱정은 더욱 컸다. 비와 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터라 태풍이 다가오는 이맘때쯤 피해를 고스란히 입기 십상이다.

 

 

노점을 운영하는 최모(62) 씨는 "요즘 손님들이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많이 사지 않는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근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도 남의 일일 뿐이다. 대부분 단지내 마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곳까지 찾아올 일이 거의 없다며 팍팍해진 사정을 전했다.  

 

최 씨는 “수원도 시골 상인들이 비바람에 안전하게 장사할 수 있도록 구조물 설치 등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줘야 손님들도 모일 수 있다”면서 “그래야 시장이 더 활성화되고 서로 공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6일 오전 3시 서귀포시 북동쪽 100㎞ 해상을 지나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한다.

 

이후 북서진을 계속해 6일 오전 9시 부산 북북동쪽 80㎞ 지점을 통과하고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심기압은 95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40㎧이며, 강도는 ‘강’일 것으로 예보했다.

 

5~6일 전국에 100~300㎜ 비가 내리고, 수도권을 비롯한 경원영서중부·강원영서북부는 최대 순간풍속이 15~20㎧(시속 50~70㎞) 안팎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경기신문 = 김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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