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보다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오늘 제 기량이 더 발휘된 것 같습니다.”
12일 울산광역시 일원에서 펼쳐진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6일째 육상 남자 19세 이하부 로드레이스 10㎞에서 30분 58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해 작년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김태훈(경기체고)은 “올해 초 큰 부상을 입어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후반에 컨디션이 제대로 돌아와 좋은 성적 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날 우승으로 김태훈은 전날 열린 남자 19세 이하부 5000m 금메달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김태훈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육상을 시작했다. “초등학생 시절 육상부에 엄청 들어가고 싶었다”면서 “하지만 당시 스피드가 빠른 학생들이 육상부로 뽑혔는데 저는 스피드가 빠르지 않아서 육상부 코치를 겸임하시던 담임선생님을 겨우 설득해 육상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태훈은 처음부터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아니었다. 중학교 2학년에 접어들자 키가 자라고 근육도 붙으며 점차 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이후 고등학교에 입학한 김태훈은 장거리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경기체고로 전학을 결심했고 새벽에 일어나 훈련을 하는 등 꾸준한 노력으로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김태훈은 이날 열린 로드레이스 10km 경기에서 7.5km를 달릴 때까지 황보한빈(경북체고)에 뒤쳐졌다.
김태훈은 이때를 떠올리며 “경기 초반에 상대를 못 따라잡으니까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면서 “그래도 어릴 때부터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고 후반 가면 무조건 잡는다는 생각으로 한발 한발 내딛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훈은 “7.5km정도 뛰었을 때 제칠 수 있었다”며 “작년에도 전부 오르막길에서 상대를 따라잡곤 했다”고 오르막길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췄다.
집에 있는 날이면 동네를 뛰며 훈련한다는 김태훈은 “아무래도 집 주변에 오르막길이 많다보니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라면서 “집 주변을 달리다 보면 저를 알아보시는 이웃들이 응원해 주시기도 하고, 차를 타고 가시는 분들은 창문을 내려 격려해주시는데 그런 말을 듣고 달리면 힘이 난다”고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김태훈은 또한 “부모님께서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는데 이렇게 좋은 기록으로 메달 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뿌듯하다”라며 “휴가까지 내시고 이렇게 울산까지 내려와 응원해주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힘을 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로드레이스의 매력을 ‘도로위의 자동차가 된 기분’이라고 밝힌 김태운은 “트랙은 뭔가 햄스터처럼 쳇바퀴처럼 계속 도는 느낌이 나는데 도로위에서 달리면 자유로운 느낌이 들어 좋다”면서 “마치 제가 자동차가 되어 달리는 기분이 든다”고 전했다.
내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김태훈은 실업팀 입단을 준비하고 있다.
김태훈은 이와 관련, “학생때는 운동도 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기 때문에 시합과 시험 일정이 겹치면 새벽까지 공부를 해야 해서 몸 관리도 안되고 힘들었다”라며 “실업팀에 입단하게 되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훈은 “마라톤 선수가 꿈”이라며 “열심히 훈련하고 좋은 성적 거둬서 국가대표로 선발된 다음 세계무대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경기신문 = 유창현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