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과 급격한 물가 상승 영향으로 올해 청년들이 느끼는 경제 고통이 전 연령대 중 가장 극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고통지수주를 재구성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로,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2019년 23.4)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실업률은 19.9%로 청년 5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다. 특히 기업들의 이공계 인재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취업난이 심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채용하기로 계획한 인원 10명 중 7명(67.9%)은 '이공계열' 졸업자가 차지했다. 반면 전국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 중 이공계열 비중(2020년 기준)은 10명 중 4명꼴(37.3%)에 불과했다.
청년 지출 비중이 높은 교통이나 음식·숙박 등에 물가상승이 집중된 것도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이끌었다. 올해 1~3분기 평균 기준 지출목적별 물가상승률을 보면 ▲교통(11.7%) ▲음식 및 숙박(7.3%)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5.9%) ▲기타 상품 및 서비스(5.5%)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부문은 전체 물가상승률(5.0%)보다 높았다. 해당 부문은 청년들의 소비 지출 비중이 높은 분야로 음식 및 숙박은 청년 지출의 21.6%, 교통은 12.0%, 식료품은 8.5%를 차지한다.
과도하게 빚을 내서 투자를 하거나 집을 매수하면서 채무 부담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4년간(2017~2021년)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 부채 증가율은 48.3%로,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2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34.9%로 전체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23.5%)의 1.5배 수준으로 조사됐다. 청년층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7년 24.2%에서 2020년 32.5%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들어 29.2%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속되는 청년 취업난에 급격한 물가 상승까지 더해져 청년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규제 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고용 유연성 확보 등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