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수 윤하가 노래 ‘사건의 지평선’으로 2014년 ‘우산’ 이후 8년 만에 음원 차트(순위)를 석권하는 등 ‘예상치 못 한’ 역주행을 이어가자, 과거 브레이브걸스, EXID 등 역주행 신화를 쓴 아이돌 그룹과 이 같은 현상에 관심이 모인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14일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같은 가요계 ‘역주행’에 대해 “대중의 수요와 유튜브 영상 등 현대의 방식이 잘 결합돼 만들어진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사건의 지평선’은) 대학교 축제 영상들이나 페스티벌(축제)에서의 라이브(실시간) 영상들이 화제가 되면서 음원 차트로 다시 유입이 된 것”이라면서 “대중이 (윤하의) 가창력이나 노래 가사에 주목하게 됐고 이 같은(역주행)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윤하 씨의 이번 역주행을 통해 가창력이나 실력에 대한 유행이 다시 일어났다는 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하의 정규 6집 타이틀곡(대표곡) ‘사건의 지평선’은 이날 기준 기준 멜론·지니 등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누리집) 차트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7일 1위에 오른 이후 일주일째다.
올해 3월 발매된 이 곡은 당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윤하가 대학 축제나 행사와 같은 다양한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부르자 해당 영상과 노래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탔다. 결국 약 8개월이 지나서야 차트 역주행에 성공한 것이다.
윤하 이전의 가요계 역주행은 주로 걸그룹을 중심으로 이뤄져왔지만, 이들 모두 ‘영상’이 주가 돼 시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브레이브걸스의 경우, 지난해 유튜브에 올라온 ‘롤린(Rollin’)’ 무대의 한 댓글 모음 영상이 이날까지 2644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의 뜨거운 관심은 음악 방송과 음원 차트로 유입됐고, 걸그룹 최초로 멜론 차트 3개월 연속 1위를 지켰다. 이 노래는 역주행되기 무려 4년 전인 2017년에 발매됐다.
‘원조 역주행 신화’를 쓴 EXID의 노래 ‘위아래’ 역시 2014년 8월 발매 당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소속 가수 ‘하니’의 직캠(직접 찍은 영상)이 조회 3681만 회가 넘는 등 폭발적으로 공유되며 두 달 만에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는 역주행의 역사를 만들었다.
김 평론가는 이 같은 역주행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좋은 노래’와 대중과의 ‘꾸준한 접점’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윤하 씨가 음악 활동을 성실히 해왔고 라이브나 여러 무대에도 꾸준히 나왔기 때문에 (역주행에 성공한 것)”이라며 “대중과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첫 번째로 중요하고 유행하기 위해서는 또 노래가 좋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것들이 우연히 흐름을 타면 그때부터는 걷잡을 수 없이 (반응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