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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도 '유동성 우려'에 저축성보험 금리경쟁 나섰다

-연 6% 근접한 저축성보험 잇단 출시

 

생명보험사들이 최근 저축성보험(저축보험, 연금보험) 금리를 연 6% 선까지 올리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를 넘어서자 자금조달 여건이 여의찮은 생명보험사들이 유동성 관리를 위해 금리 경쟁에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 하이브리드 연금’을 오는 23일 출시한다. 이 상품은 가입 이후 5년 동안 4.8%의 확정이율을 적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5년 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이율을 제공한 이후 공시이율을 적용한다. 공시이율은 일정 기간마다 금리 연동형 보험상품에 적용하는 이율로, 은행 예금 이자율에 해당하는 금리를 말한다.

 

삼성생명이 4% 후반대 연금보험을 출시하는 것은 저축성보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이다. 저축성보험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생보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진 상황에서 연금보험이라는 신상품을 출시해 저축성보험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오는 25일 연 5.9% 고정금리를 적용한 저축성보험을 출시한다. 지난 8월 말 연 4.0% 금리로 출시한 상품의 리뉴얼 버전으로,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금리를 1.9%포인트(p) 인상해 재판매하는 셈이다.

 

교보생명도 지난 15일 금리가 연 5.8%인 '무배당 교보베스트저축보험Ⅲ' 상품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40세 남자가 5년 만기로 3000만 원 일시 납부할 시 만기 시 총적립액은 3929만 원(세전)이다. 여기에는 3·5년 차 장기유지 보너스 약 71만 원이 포함돼 있다. 한화생명과 IBK연금보험은 각각 연 5.7%, 연 5.0% 저축성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생보업계가 2012년 시행된 보험차익 비과세 세제 변경 직전에 가입한 저축성보험 가입자들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현재 시장에 맞는 상품 경쟁력을 갖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까지 연 5%대 금리를 제공하면서 생보사들은 만기 고객 재유치·흡수를 위해서는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재유치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자금조달 경색 분위기 탓이다. 당초 생보사들은 내년부터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등 규제 기준이 달라지는 만큼 필요시에만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 9월 강원도 레고랜드 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 사태와 이달 초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 행사 관련 사태로 자금조달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저축성보험까지 시중은행으로의 급격한 이탈 조짐을 보이자 유동성 위기감이 커진 생보사들은 최근까지 보유 채권을 팔면서 현금 확보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13일까지 전달 순매도액(2조 2319억 원)의 약 70%인 1조 5250억 원가량을 장외시장에 내다 팔았다.

 

여기에 이달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전망이어서 저축성보험 이탈률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업권 내의 중론이다. 지난 1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기준 4.90%~5.01%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4일 은행장들을 불러 모아 "보험사를 비롯한 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예금금리 인상과 같은 수신 경쟁을 자제해 달라"라고 주문한 상태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고금리 저축성보험 상품은 중소형 생보사가 선제적으로 출시했었지만, 최근에는 대형사들도 각자 자본 이슈에 따라 판매에 나서는 양상"이라며 "급격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내년 초까지 연 6%가 넘는 저축성보험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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