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여정은 마무리됐지만 화제가 된 응원들이 유행어로 이어져 회자되고 있다.
8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또는 이를 줄인 ‘중꺾마’ 등 표현이 담긴 누리꾼들의 게시글이 잇따랐다. 이 중엔 월드컵과 관련된 글도 있지만 축구와 상관 없는 본인의 일상을 공유하면서도 이 표현이 유행처럼 쓰이고 있었다.
지난 3일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하자 대표팀 선수들은 태극기를 들고 환호했는데, 태극기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적혀 화제가 됐다. 이 태극기는 관중석에서 전해준 걸 선수들이 건네받은 것이다.
이 문구는 지난 9월~11일 개최된 e스포츠 ‘2022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유래됐다. 당시 최약체 팀으로 평가받던 DRX의 주장 데프트(본명 김혁규) 선수는 1라운드 패배 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오늘 지긴 했지만 저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했고, 인터뷰 제목은 “로그전 패배 괜찮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보도됐다.
이외에도 이번 월드컵에선 ‘알빠임?’이라는 표현이 인기를 끌었다.
조별리그 1, 2차전이 1무 1패로 끝나 16강 진출에 경고등이 켜졌고,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마지막 3차전의 상대는 피파랭킹 9위의 강팀 포르투갈이었다.
이 상황을 두고 한 누리꾼은 “포르투갈 이기면 되는 거 아님?”이라는 글을 올렸고, 다른 누리꾼은 댓글로 포르투갈은 ‘우승 후보’라 말했다. 하지만 글쓴이는 다시 “알빠임?”이라 되받아쳤다. 포르투갈이 우승 후보이든 아니든 ‘알 바가 아니다’라는 맥락으로 해석돼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 같은 유행어들은 이전에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쓰여왔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국민들이 외친 ‘꺾이지 않는 마음’과 ‘상대가 강하든 알 바 아니다’라는 응원과 선수들의 투혼이 16강 진출로 이어지는 등 여러 쾌거를 이루며 극적인 서사를 이끌자 재조명된 것이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선수들에게도 큰 영향을 준 멋있는 말이라 설명했다.
손흥민 선수는 7일 오후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이 문구가 선수단에 어떤 의미였는지 묻자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과연 저희에게 몇 프로의 가능성이 있었을까”라며 “하지만 선수들은 그거(가능성)를 믿고 있었고 그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정말 최선을 다하고 투혼을 발휘해 그런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장이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유지돼서 축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더 꺾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