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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야생동물의 외로운 겨울나기

암컷 호랑이 “내 몸에 손대지마” 수컷 반달가슴곰 “아내를 달라” 투쟁

국립 광릉수목원 동물원내 백두산 호랑이와 백두산 반달가슴곰 부부가 2세를 갖지못해 올 겨울이 유난히 추울 것으로 보인다.
희귀동물의 안정과 번식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 97년 철저히 통제됐던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이 7년만에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다.
그러나 백두산 호랑이 부부는 암컷의 거부로 2세를 출산하지 못하고 백두산 반달가슴곰 부부는 일찌감치 아내를 잃어 외로움에 지쳐가는 모습을 본 관광객들은 저마다 안타까워 하고 있다.
지난 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중국 장쩌민 국가주석으로부터 선물받은 백두산 호랑이는 당시 10만달러(1억원)라는 거액의 몸값을 주고 데려 왔지만 암컷이 관계를 거부해 10년이 지나도록 2세를 갖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수목원측은 2세를 갖도록 고단백질의 먹이와 비아그라를 투여했지만 이 역시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내년이면 암컷의 임신기간이 만료돼 더 이상 2세를 기대하기 힘든 이들 호랑이 부부에게 들어가는 돈만해도 연간 4천만을 쏟아부었다.
수목원측은 1차 2세 만들기 작전(?)이 실패하자 중국 둥베이후린위안 소속 전문가를 불러들여 2차 작전에 돌입했지만 ‘성품이 맞지 않는다’는 답변만을 받아낸 상태다.
반면 백두산 반달가슴곰(수컷 7살)은 아내 잃은 서러움에 독수공방하며 홀로 이 겨울을 맞이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 97년 10월 한중임업기술협력사업을 체결한 기념으로 중국으로부터 백두산 반달가슴곰 한쌍(당시 2살)을 기증 받았지만 암컷 반달가슴곰은 이듬해 11월 심장판막염으로 돌연사한다.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수컷 반달가슴곰은 노총각 신세로 전락했고 4년간을 독수공방하며 홀로 밤잠을 설쳐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수컷 반달가슴곰의 나이를 사람의 나이로 치면 36살이다.
오랜 시간을 홀로 지낸 덕인지 최근 히말라야 반달가슴곰 암컷 3마리가 백두산 반달가슴곰의 옆 우리로 이사를 오자 온통 신경이 암컷에게 쏠려 있다.
히말라야 반달가슴곰과 백두산 반달가슴곰 사이에 둔 벽에 대고 연신 울부짖으며 몸을 비벼대고 있다. 그러나 히말라야 반달가슴곰보다 덩치가 무려 3배 가까이 큰 백두산 수컷의 외로움은 올 겨울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1월 28일 서울대공원에서 국립수목원으로 이송 도중 수컷이 우리를 뚫고 탈출해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으며 떠들썩하게 했던 지리산 늑대부부도 올해는 2세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탈출과 포획 등으로 수컷이 스트레스를 받아 암컷과 격리돼 합방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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