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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오고, 볕이 비추는 시선들…전시 ‘바람 볕 시선’

평택 mM ArtCenter 소장품전
제2차 세계 대전 전후 소비에트 미술 다뤄
작가 개인 공간에서 제작한 ‘비공식 미술작품’ 선봬
10개국 작가 89명, 170여 점 회화작품 전시

 

예술가들에게 자유로운 창작 활동이 허락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주제와 형식 모두 정치적으로 의도된 사상을 담아야만 했던 시기를 그들은 어떻게 헤쳐 나갔을까.

 

평택 엠엠아트센터(mM ArtCenter, 관장 최승일)가 지난 16일 개막한 소장품전 ‘바람 볕 시선’은 제2차 세계 대전 전후 소비에트 미술의 시대적 상황과 예술적 감각에 다가간다.

 

194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과거 소련에서 활동했던 소련예술가연맹 작가들의 작품이 주로 전시되며, 이와 더불어 최근의 러시아 현대 회화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총 174점의 회화작품과 10개국의 작가 89명을 소개한다. 도시와 자연을 그린 풍경화와 역사, 산업, 전쟁을 그린 주제화를 비롯해 인물화, 풍속화, 추상화 등 다양한 회화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엠엠아트센터는 소비에트 체제의 공식 미술과는 별도로 작가들이 개인 공간에서 비밀리에 제작한 소위 ‘비공식 미술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스탈린 집권 이후 소비에트 당국은 공산주의 이념과 유토피아적 이상을 위해 공식 미술의 주제와 형식을 지정했고, 이외의 창작 활동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재를 가했다.

 

그러한 기조가 유지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미술가들은 이념적 제재에서 탈피한 비공식 미술을 제작했다.

 

 

전시는 자연과 현실을 재현하고자 했던 리얼리즘 경향의 풍경과 그 안에 담긴 작가들의 시선에 주목했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현실의 장면,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 외부 세계의 무수한 상황들이 중첩된 삶의 공간에서 자신이 본 것을 화면에 담고자 했던 작가들의 눈과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바람이 불어오고 볕이 비추는 풍경들과 함께 정치적 긴장과 경직성을 넘어 새로운 사회와 문화에 대한 바람을 느껴볼 것을 우리에게 제안한다.

 

풍경은 어디에 서서 무엇을 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때문에 작가가 위치한 곳을 지리적, 물리적으로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정치 체제적으로는 하나의 연합을 지향했지만, 작품에 재현된 도시와 자연, 역사, 인물, 풍속, 사물의 다채로운 풍경은 드넓은 대륙의 기후와 풍토, 다른 역사와 문화의 다양성과 개별성을 보여 준다.

 

작가들이 직접 경험한 외부 세계에 대한 자유롭고 개성적인 표현은 소비에트 체제의 맥락에서 더욱 의미 있기에, 엠엠아트센터는 이에 주목한 소장품전을 마련했다.

 

 

최승일 엠엠아트센터 관장은 “그간 한정적으로 인식해 왔던 소비에트 미술과 문화에 대해 기존의 생각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라고 전시를 설명했다.

 

또한 “철 스크랩 공장을 새 단장해 만든 현대미술관에서 관람하는 풍경화 중심의 전시회는 신선한 감각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었다.

 

한편, 엠엠아트센터는 ‘바람 볕 시선’ 전시 입장료 수익의 일부를 우크라이나 구호 성금으로 기부한다. 이를 통해 전쟁이 조속히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할 계획이다.

 

전시는 내년 2월 26일까지.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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