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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대의 미디어산책] 2023년엔 이런 프로그램을 기다린다

 

 

1. TV 보면서 지식이 무럭무럭 자라는 경험을 하고 싶다. 내가 그토록 바라던 알쓸신잡의 새 버전 알쓸인잡을 기대한다. 제목과는 반대로 정말 쓸데 있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이 될 거다. 인간에 대한 사유와 고민이 있어야 공학도 의학도 쓸모가 커진다. 누가 뭐래 든 지적 허영을 만끽하는 시청자가 제법 있다. 시청률이 어지간한 예능 못지않다. 연예인의 신변잡기 이제 그만 듣고 싶다. 기획 잘하면 교양이랄까 지식예능이랄까 장르야 뭐라 하든 많은 시청자를 프로그램 앞에 앉혀둘 수 있다. TV와 인문학의 콜라보, 대중문화와 역사, 사회과학의 결합, 자연과학의 대중화 등 추구하는 바에 따라 프로그램의 방향은 다양해진다. 2023년 지식 프로그램으로 모두들 머리가 묵직해지면 좋겠다. 

 

2. 재미도 있고 보고 나면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많아지면 좋겠다. 장마다 꼴뚜기 날수 없고 모든 드라마가 다 그럴 필요는 없다. 재미있으면 제 역할 다한 거다. 그래도 요즘처럼 변화가 빨라 공감대가 줄어드는 시대에 재미와 메시지 공감이 커지는 드라마가 몇 편 있다면 그 효능감은 커질 것이다. 우리들의 블루스(시청률 14.6%), 슬기로운 의사생활 2 (14.1%),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17.5%)등은 정부도 위대한 사상가도 못해낸 일을 해냈다.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교정해주고 장기기증 등 이사회에 꼭 필요한 부분을 드라마를 통해서 전달했다. 머리가 아니라 내 마음에 메시지가 새겨진다. 지상파방송은 중장년 대상으로 무난하게만 만들어도 시청률이 엔간히 나오는 주말극과 일일극에 안주하지 말고 드라마의 사회적 가치 함양에 노력해주길 바란다. 시사보도의 공정성만 붙잡지 말고 드라마가 이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순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떻게 할지 고민해 달라.

 

3. 선하다는 말이 주목받는 시대다. 선한 예능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물론 지금도 있고 과거에도 있었다. 내가 꼰대여서 TV를 교실로 만들자는 말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19년 MBC의 “같이 동행”은 가치 있는 아이템에 대하여 크라우드펀딩을 하는 콘셉트이다. 의미도 재미도 있었다. 키즈온 더블록도 선한 예능의 전형을 보여준다. 책이나 교수에게 들은 강의보다 유재석과 같이 나누는 출연자의 이야기가 더 임팩트 있다. 재밌고 공감하고 마음이 울린다. 중장년 세대는 “일밤” 코너에 나온 양심냉장고를 기억할 것이다. 선한 예능의 사회적 기여도는 시청률로 측정하는 것 이상이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결국 자기에게 돌아온다. 진정성의 문제다. 셀럽도 마찬가지다. 국민이, 시청자가 보답한다. 선한 예능이 많아져 좀 더 살만한 사회가 만들어지는데 일조하면 좋겠다. 

 

4. 종편과 TVN에 대한 바람이다.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 미래를 조망하고 해결점을 찾아보는 정통 다큐멘터리를 기대해 본다. 특히 종편은 어설픈 프로그램을 교양으로 구분해 허가조건의 비율만 맞추지 말고 제대로 된 다큐를 만들어보자. 보수냐 진보냐에 관계없이 눈에 보이고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시청자가 공감하고 국민이 인식하면 사회는 진일보한다. 방송으로서 해야 할 책무를 지상파에 떠넘기지 말자. 우리 몸에 탄수화물 이외에 단백질과 무기질이 필요하듯이 우리 마음과 뇌에는 오락 말고 교양, 다큐도 필요하다. 

 

말하다 보니 지상파, 종편, CJENM 모두에게 힘든 주문을 많이 해 미안하다. 그래도 어쩌랴, 이런 것들이 늘면 시청자는 행복하고 사회는 좋아지는데. 시청자를 위한 방송사의 노고에 감사하면서 올해는 더 뛰어달라고 채찍질함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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