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회소득’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지급될 예정이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도 소득 보전이 어려운 예술인이 첫 대상이다.
11일 도에 따르면 성남·용인·고양시를 제외한 도내 28개 시·군 거주 1만 10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연 1회 현금 120만 원을 지급하는 예술인 기회소득이 시범사업으로 추진된다.
지원 기준은 우선 예술인 개인 소득 인정액이 중위소득 120% 이하다.
이는 연간 2900만 원 선인데, 도가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회원과 독립 예술인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00만 원 이상 소득이 보전될 경우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봤다.
또 전문 예술인임을 증명하는 공적 제도인 ‘예술활동증명’이 가능해야 한다.
예술인 복지법에 따라 문학·미술·사진·건축·음악·무용·연극·영화·만화 등 예술 활동을 하며 이에 따른 실적이 있는 예술인에게 지급되는 예술활동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총예산은 132억이 투입된다. 비용 분담률은 도비-시·군비 각각 50%다. 지난해 도는 2차 추경에 연구용역비 5000만 원, 올해 본예산은 66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
도는 기회소득을 지급받은 예술인 중 문학 분야의 경우, 작품 모티브 직군 종사자 인터뷰, 출판 비용, 자문 수당 등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술은 전시를 위한 작품 제작, 음악은 악기 렌탈 및 오디오 장비, 연습실·녹음실 사용료, 연극은 대본 제본 비용, 의상비 일부, 무대장치 렌탈 등에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각 예술 분야 활용 비용인 120만 원은 대략적으로 산정한 것”이라며 “시범사업이 끝나면 재평가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해 9월 경기도의회 제36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라는 민선 8기 도정 가치 실현을 위한 기회소득 제도를 처음 제시했다.
김 지사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만 시장에서 보상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고자 기회소득을 마련했다”고 기회소득 추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직업이나 소득 유무를 따지지 않고 모두에게 조건없이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이재명 전 지사의 ‘기본소득’과는 다른 개념이다.
학계에서는 토마 피케티의 ‘참여소득’이라는 용어로도 많이 사용된다. 경기문화재단이 지난해 발간한 ‘예술인 참여소득 정책연구서’에서도 예술인 소득 보전을 위해 참여소득 지원 필요성이 제시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기회소득은 기회의 확장이라는 김 지사의 철학이 담긴 정책”이라며 “사회적 합의 수준과 도의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향후 어민과 농민, 장애인 등 대상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