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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주총회, 적은 참석 인원에도 열기 '후끈'

한종희 부회장 "매출 첫 300조, 2년 연속 사상 최대 경신"
'애플페이와 경쟁·OLED 재진출 이유' 날카로운 질문 이어져
주주들 "제대로 답변하지 않는다, 주주 무시한다" 지적도

 

올해 삼성전자의 주주총회는 당초 예정보다 더 적은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대신 소액주주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져 주총장은 예년보다 더 달아올랐다.

 

15일 삼성전자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9시 주총 시작 시간 기준 위임장 제출을 포함해 주주 303명이 참석했다.

 

당초 주주 8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절반에 못 미치는 인원만 주총장을 찾았다. 지난해의 경우 1600여 명이 방문했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많은 분들의 노력과 격려에 힘입어 처음으로 매출 300조 원을 넘어서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며 "전략적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강화를 통해 지난해 브랜드 가치가 877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5위,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올해는 회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걸로 예상된다"며 "위기를 극복해 온 비결은 항상 '본질에 집중'이라는 평범한 진리였으며, 앞으로도 고객이 풍요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또 "주주 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2년 기준 연간 9조 8000억 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DX부문과 DS부문의 경영현황과 올해의 전략과 계획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이어진 주주들의 질문은 유난히 날카로웠다.

 

처음부터 이달 말 본격 시작되는 애플페이와의 경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답변자로 나선 노태문 MX부문 사업부장은 "경쟁사의 서비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삼성페이는 MST 결제 등을 통해 폭넓은 커버리지 경쟁력으로 우위에 있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 결제처 확대, 신분증, 티켓, 디지털 키 등 편의기능을 강화해 우리 회사만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주는 과거 한종희 부회장이 "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10년만에 다시 OLED를 출시한 이유를 묻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권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OLED TV를 도입했으며, 이로써 8K 네오 QLED, OLED, 마이크로 LED 등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경영진이 주주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자녀와 함께 방문했다는 주주는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주총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질문도 좋고, 대답도 좋은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질문 상당수가 짜여 있는 느낌을 받았다"며 "일부 질문에 대해서는 분명히 동문서답을 했는데, 의장은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한 부회장은 "주주님들의 발언에 대해 만족할 만한 답변이 되지 않았다고 느끼셨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며 "사실관계 등 자세한 내용 확인이 필요해 바로 답변 드리기 어렵다. 주주총회의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당장 답변을 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다"고 말하며 진땀을 흘렸다.

 

주주를 너무 무시한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주주는 "응원해주시는 분 앞에 세워 ‘추천한다, 지지한다’는 말 듣고 사내이사가 되면 주주의 질문에 두루뭉술하게 답하고, 관심 가져 보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끝나는 건가"라며 "주주들이 삼성전자가 발전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을 텐데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건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도 "당기순이익이 상당히 늘었는데 배당은 동일하다. 상생 활동을 지속한다고 했는데 주주는 완전히 소외시키고 있다"며 "주가도 고점에 비해 반 토막 났다. 믿고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 주식 관리를 안 해주면서 상생 활동 지속이라는 이야기를 써도 되는지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표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이사회와 경영진은 지속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시설투자와 M&A 등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배당에 대해서는 "3년 프리 캐시 플로우의 50% 범위에서 정기 배당을 추가해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추가 환원을 실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주총회 현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바라는 점이나 응원메시지를 전하는 '응원 메시지 Wall', 버려지던 TV 포장재를 재활용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에코 패키지 체험 존', 신제품 갤럭시 S23 '포토부스' 등 공간도 마련돼 주주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 회의 안건이었던 재무제표 승인의 건 (99.51%), 사내이사 한종희 선임의 건 (97.54%),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99.26%)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 경기신문 = 박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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