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이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물가 안정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18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7%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5월 3.3%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아직 가공식품이나 공공요금, 서비스 가격이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석유 가격 하락 폭 확대와 가공식품 오름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월 전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1로 3월(92)보다 3.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6월(96.7)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여전히 100을 하회해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지만, 추세적으로는 개선된 셈이다.
황 팀장은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상승한 가장 큰 요인은 물가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안정되고 있다고 본 것"이라며 "소비지출전망도 동일하긴 하지만 내구재, 오락문화, 외식 등을 중심으로 조금 더 소비하겠다는 소비자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소비자심리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CSI 구성 지수 가운데에는 주택가격전망(87)이 한 달 전보다 7포인트 오르며 지난해 6월(98)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한은은 "주택가격 하락 폭이 축소하고 주택 매매 거래량도 반등하면서 올랐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111)은 물가 상승률 둔화, 금융 부문 리스크 증대, 경기 하방 위험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 전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전달보다 9포인트 하락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