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쓰레기 소각장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전시 ‘리:부트 로컬센터화(Re:boot 로컬센터話)’

부천 아트벙커B39, 고 백남준 등 9명 작가 35개 작품 선봬
‘에어 갤러리(Air Gallery)’ 등 공장 개조…6월 18일까지 전시

 

39m의 거대한 공장 벽에 작품이 전시돼 있다. 준비된 나무 의자에 앉아서 작품을 보고 있으면 나도 작품의 일부가 된다. 공장의 원래 모습을 살펴보면 작품과 어우러진 공간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

 

부천 아트벙커B39에서 열리는 전시 ‘리:부트 로컬센터화(Re:boot 로컬센터話)’에서는 고 백남준 작가의 ‘촛불’ 등 다양한 세대의 작가 9명이 35개 작품을 선보인다. 쓰레기 소각장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가동(reboot)’한 전시다.

 

‘아트벙커B39’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변한 쓰레기 저장고다. B39의 39는 벙커의 높이가 39m이자 아트벙커 앞을 가로지는 도로가 39번 국도이기도 해 붙여졌고, B는 부천(Bucheon)과 벙커(Bunker)의 ‘B’를 의미한다. ‘경계없음(Borderless)’의 ‘B’를 뜻하기도 한다.

 

원래 아트벙커B39는 쓰레기 소각장이었다. 1995년 공장이 세워지고 생활 폐기물을 소각하던 중, 다이옥신 발생 수치가 세계 기준의 20배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민들은 공장 가동중단을 촉구했고, 2010년 가동을 멈추게 된다. 이후 공장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폐산업시설 및 산업단지 문화재생 산업에 선정된다. 2018년에 복합예술공간으로 전환된 후 세 번의 리모델링을 거쳐 2023년 아트벙커B39로 재탄생됐다.

 

현재 중앙제어실, 유인송풍실 등을 볼 수 있으며 공장 내부에 예술작품을 전시해 공간이 재사용 된 것을 볼 수 있다. 공장 내부마저 작품의 일부가 돼 쓰레기 소각과 재활용, 환경오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공간이 예술 작품이 돼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준다.

 

 

이소 작가는 폐공장의 중앙제어실에 예술작품을 전시해 누구도 들여 볼 것 같지 않은 공간에 꽃을 피운다. ‘생각(pensee)’, ‘생각하다(penser)’라는 어원을 가진 팬지꽃을 이용해 도시와 공간에 사람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웃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는 팬지꽃은 이소 작가의 작품에 여러 군데 등장한다. 정밀한 작업 기계에도 꽃을 띄워 삼엄한 분위기에 한 줄기 유머를 불어넣는다. 눈에 잘 띄는 빨강, 파랑, 노랑의 색깔의 꽃으로 분위기를 전환한다.

 

 

문준용 작가는 체험형 전시를 통해 공간과 미디어아트의 조화를 꾀했다. 넓은 공간에 들어가면 조명에 따라 비춰지는 공간을 통해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살펴볼 수 있다. 경계를 구분해 내부 공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아트벙커B39에 ‘에어 갤러리(Air Gallery)’가 있다는 것도 특색이다. 대리석 타일과 콘크리트 구조물이 공간을 구분하며 하늘과 야외 공간을 전시한다.

 

과거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로가 개조됐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우리가 마시고 있는 맑은 공기의 가치가 부각된다. 맑은 공기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고 대기오염에 등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아트벙커 B39의 미래는 영국의 테이트 모던과 스위스의 쉬프바우, 독일의 졸페라인이다. 각각 화력발전소, 조선소 등으로 운영된 후 버려질 위기에 처했다가 복합예술공간으로 선정돼 미술관, 재즈클럽, 문화유산으로 변화한 곳이다.

 

아트벙커B39 역시 이번 ‘리:부트 로컬센터화(Re:boot 로컬센터話)’전을 통해 폐공장의 의미를 더하고 재탄생 되는 기회를 가졌다.

 

4월 26일에 시작한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만나볼 수 있으며,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오후 4시30분에 입장 마감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네이버 스마트페이지에서 사전 예약 후 방문 및 관람하면 된다. 관람료는 무료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