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3.7℃
  • 흐림강릉 25.3℃
  • 서울 24.3℃
  • 대전 25.9℃
  • 흐림대구 29.5℃
  • 흐림울산 27.8℃
  • 흐림광주 28.1℃
  • 흐림부산 26.6℃
  • 흐림고창 28.0℃
  • 구름많음제주 33.5℃
  • 흐림강화 24.5℃
  • 흐림보은 26.1℃
  • 흐림금산 28.0℃
  • 흐림강진군 29.1℃
  • 흐림경주시 28.4℃
  • 흐림거제 26.6℃
기상청 제공

용인에서 20세기 유럽으로 떠나다…전시 ‘Europe: 그림으로 떠나는 여행’

20세기 서유럽 7개국 16명 작가 작품 29점 선봬
초현실주의, 추상 미술의 역사 및 배경 알 수 있어

 

출국 도장을 찍으면 20세기 유럽을 떠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여권을 발급받고 티켓을 끊으면 현대 미술사의 한 축인 초현실주의와 추상미술을 만날 수 있다.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6월 2일부터 진행중인 ‘Europe : 그림으로 떠나는 여행’ 전에서는 1850년부터 1950년까지 활동한 서유럽 작가 16명의 작품 29점을 볼 수 있다.

 

19세기는 스페인 내전과 1,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시기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작품 세계를 펼친 작가들의 고민과 고찰을 볼 수 있다.

 

전시는 스페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7개 나라로 구분됐다. 각 섹션에서는 각각의 대표 작가 작품들을 비교하며 시대별로 제작된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스페인 섹션에서는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안토니 타피에스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9세기 스페인에는 프로이드의 무의식 이론에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들이 탄생했는데,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 꿈의 세계를 다룬 작품들이 유명했다.

 

호안 미로의 ‘석양의 얼굴’은 작가의 어린 시절 보고 자란 별이나 벌레 같은 무의식의 세계를 추상화 기법으로 그린 작품이다. 작가들의 어린 시절이 점이나 선, 면으로 간소화 됐다.

 

프랑스 섹션에선 세자르 발다치니, 마르크 샤갈, 로베르 콩바스, 아르망 페르난데스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작가 중 가장 유명한 마르크 샤갈은 소를 팔았던 어린 시절 가족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과 천사, 교회당을 그렸다. 러시아에서 프랑스로 건너온 샤갈은 프랑스의 밝은 색채에 영향을 받아 밝은 그림을 그리게 된다.

 

 

독일 섹션에선 막스 노이만, 얀 보스, 밈모 팔라디노, 루치오 폰타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서양 미술의 역사가 2차원의 화폭에 3차원의 형태를 옮긴 것이라고 할 때, 독일 작가들의 작품은 3차원의 표현이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다.

 

밈모 팔라디노의 작품 ‘밤의 새들’은 판화의 기법으로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세계대전 후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 루치오 폰타나의 ‘공간 개념’은 그림에 구멍을 뚫어 3차원의 공간을 작품에 담아낸다.

 

네덜란드, 벨기에 섹션에서는 판화의 개념에 더욱 집중했다. 프랑스로의 유학이 많았던 시절, 카렐 아펠은 ‘걷는 고양이’를 통해 어린 시절의 추억을 그렸다. 강렬한 색감과 힘의 느껴지는 붓 터치와 함께 인물이나 괴물들을 그로테스크하게 그린 것이 특징이다. 어린아이의 자유로운 표현력에 원색적인 색채를 입힌 것으로 유명하다.

 

피레르 알레친스키는 동양 철학의 영향을 받은 작가다. 그의 작품들은 우리나라의 ‘수묵담채화’처럼 프린트 된 종이에 잉크를 통해 그림이 자유롭게 표현 돼 있다. 명상적이면서도 서정적인 표현주의 작업을 선보였다.

 

영국 섹션에선 ‘인간 내면’에 집중한 작품이 많다. 헨리 무어는 영국의 ‘스톤헨지’에 영향을 받아 완벽을 추구하는 조각사에 투박하고 추상적인 외면을 표현해 파괴를 드러냈다. ‘파란색 배경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엄마와 아이’는 기존의 엄마와 아이의 모습을 투박하게 그려 내면의 울림에 집중했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미국으로 망명한 화가로, 전쟁의 참상을 현실적으로 그려 비극을 알렸다. 뭉개진 고깃덩어리 같은 인체를 그렸다. ‘제목없음(어거스트 삼면화 중 오른쪽 판넬)’은 종교화에 영향을 받은 삼면화 형식으로 제작됐으며, 인간 실존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20세기 유럽 미술사에서 가장 강렬하고 논란을 일으키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각 나라마다 출입국 도장이 있어 여권에 도장을 찍고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서유럽 7개국을 다녀온 듯 한 느낌을 받는다. 20세기 유럽의 작품들을 보며 혼란스러웠던 시대상을 읽을 수 있으며 그럼에도 인간애와 추상주의의 발전, 실존주의의 고민과 실현을 알 수 있다.

 

전쟁의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의 존재를 고민하는 그 시대 예술가들의 주제의식, 망명 생활을 이어가며 현실 예술을 이어간 작가들의 역할도 알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용인문화재단은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에서 추진한 '2023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돼 지역의 전시 공간의 가동률을 높이고 지역민에게 좋은 시각 예술 향유 경험을 전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 용인문화재단과 ㈜PBG가 매칭돼  ‘Europe : 그림으로 떠나는 여행’ 전시가 개최됐다. 

 

전시 ‘Europe : 그림으로 떠나는 여행’은 22일까지 이어지며 관람료는 일반 2000원, 어린이·청소년 1000원, 48개월 미만 무료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 둘째·넷째 일요일, 공휴일은 휴관한다.

 

예매는 용인문화재단 누리집 및 현장 구매하면 된다. 관람 가능한 요일 11시, 오후 2시, 4시에 도슨트를 진행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