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3.4℃
  • 흐림강릉 24.9℃
  • 서울 23.9℃
  • 대전 23.9℃
  • 대구 27.8℃
  • 흐림울산 27.9℃
  • 흐림광주 26.7℃
  • 부산 26.2℃
  • 흐림고창 28.3℃
  • 구름많음제주 30.6℃
  • 흐림강화 23.0℃
  • 흐림보은 23.9℃
  • 흐림금산 24.3℃
  • 흐림강진군 28.9℃
  • 흐림경주시 28.4℃
  • 흐림거제 26.7℃
기상청 제공

일상 속 불안을 씻자…전시 ‘Graceful Routine’

'평안함 속 불안이 일상'이라는 메시지
29일까지 용인 갤러리 위

 

호텔 수영장에서 개 한 마리가 시원하게 물기를 털고 있다. 푸른 수영장에 출렁이는 물은 어느 순간 풍덩 빠질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자전거는 여름 저녁 불어오는 강바람을 맞게 한다.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갤러리 위에서 여름 풍경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렸다. 민우기의 ‘Graceful Routine’에선 ‘Dog swim’을 비롯한 작품 23점을 볼 수 있다.

 

호텔에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그림이나 쇼파에 기대 숨을 고르는 그림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림들에는 ‘불편함’이 녹아있다. 그림자가 없다. 그림자가 없어 그림은 다소 평면적으로 보인다.

 

 

작가의 의도는 ‘당연한 것의 부재’다. 그림자를 없애며 그림을 의도적으로 어색하게 만들었다.

 

또 무수한 점들로 그림을 그려 언제라도 사라질 것만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수직 구도나 수평의 선들은 사물의 거대함을 표현하지만 가상현실 같다.

 

작가는 이런 연출로 불안을 표현했는데, 여유로운 풍경 속 불안이 우리의 일상과도 같다고 말한다. 불안을 없애는 길은 그림을 천천히 살펴보며 불안의 요소를 찾는 것이다. 또 불안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불안을 상쇄시켜준다.

 

‘삶이 있는 한 불안은 사라지지 않고, 불안이 있는 삶이 바로 평범한 일상이다’가 메시지다. 바다에 비키니를 입고 있는 여성의 다리에 스크래치가 나 불안을 야기하는 ‘스크래치’는 이런 불안을 잘 나타낸다.

 

또 그림들을 원형 캔버스 안에 그려 누군가 관찰하고 있음을 의도했다.

 

불안을 야기하는 요소들을 찾으며 감정을 공유하다보면 불안은 어느새 사라진다. 나른하고 평범한 일상 속 모습 가운데 잠시 여유를 갖고 나를 되돌아볼 일이다.

 

민우기 개인전 ‘Graceful Routine’은 29일까지 갤러리 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시간은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관람료는 음료 포함 8000원이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