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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겹친다'...갈등 깊어지는 쿠팡과 CJ

쿠팡, 공정위에 CJ올리브영 신고...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
"올리브영이 중소기업의 쿠팡 납품 막았다"
쿠팡 사업 확장에 긴장하는 CJ그룹

 

햇반에 이어 화장품이다. 쿠팡과 CJ그룹 간 갈등의 골이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유통업계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쿠팡의 사업영역이 CJ그룹의 핵심 자회사들과 겹치면서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쿠팡)과 식품 제조업체(CJ제일제당) 간의 일반적인 갈등 양상에서 각 분야 주도권을 두고 두 거대 기업이 맞부딪히는 모양새다. 

 

쿠팡은 지난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쿠팡은 "CJ올리브영이 쿠팡의 뷰티 시장 진출을 방해하기 위해 중소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쿠팡을 향한 납품·거래를 막는 '갑질'을 수년간 지속해 왔다"고 주장하며 "쿠팡에 납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던 수많은 업체들이 올리브영으로부터 다양하게 압박받아 거래를 포기해 왔다"고 밝혔다.

 

CJ올리브영 측은 "협력사의 쿠팡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며 오프라인 로드샵 1위지만 온라인까지 포함하면 뷰티 시장 내 지위는 '갑질'을 할 만큼 '우월적 지위'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쿠팡과 CJ그룹의 갈등은 지난해 11월 이른바 '햇반 전쟁'부터 시작됐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요구하는 마진율이 과도하다고 주장했고, 쿠팡은 즉석밥 시장 1위 '햇반'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이 비싼 납품가를 요구하면서도 성실히 제품을 납품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중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CJ제일제당의 상품은 쿠팡을 통해 주문할 수 없게 됐다. 

 

이후 CJ제일제당은 신선식품 새벽배송이 가능한 컬리,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시장 절대 강자인 네이버, 신세계, 11번가 등과 손잡으며 '반(反) 쿠팡 동맹'을 구축했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의 납품 중단 이후 오히려 중소기업 제품 판매량이 급증했다며 '독과점 식품기업 제품이 사라진 효과'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양사의 갈등은 이번 쿠팡의 CJ올리브영 공정위 신고로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쿠팡과 CJ그룹의 주요 사업 영역이 겹치면서 양측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겉으로는 제조사와 유통사,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매장의 갈등처럼 보이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각축전이라는 설명이다. 

 

쿠팡은 2014년 처음 로켓배송을 선보인 후 지난해 2분기까지 약 8년간 6조원 이상의 적자를 감수하며 물류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결국 지난해 3분기 첫 턴어라운드를 달성했고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중이다. 이 과정에서 쿠팡은 OTT사업(쿠팡플레이), 최신 상영작을 OTT로 제공하는 '쿠플시네마', 중소기업의 제품에 쿠팡 풀필먼트 인프라를 제공하는 '로켓그로스' 등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쿠팡의 이같은 확장 움직임은 CJ그룹에게 큰 부담이다. 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CJ CGV, OTT 서비스 '티빙'을 운영하는 CJ ENM, 물류를 담당하는 CJ대한통운의 사업과 모두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도 쿠팡의 PB 브랜드와의 경쟁을 피하기 어렵고, 이커머스 업계 1위인 쿠팡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도 마뜩찮다.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 이커머스 1위라고 하지만 지난해 기준 점유율이 네이버와 비슷한 수준이고, 이커머스를 포함한 전체 유통업계에서 쿠팡의 영향력은 이보다 더 낮을 것"이라며 "전통적인 유통 강자들의 견제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경기신문 = 백성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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