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3.4℃
  • 흐림강릉 24.9℃
  • 서울 23.9℃
  • 대전 23.9℃
  • 대구 27.8℃
  • 흐림울산 27.9℃
  • 흐림광주 26.7℃
  • 부산 26.2℃
  • 흐림고창 28.3℃
  • 구름많음제주 30.6℃
  • 흐림강화 23.0℃
  • 흐림보은 23.9℃
  • 흐림금산 24.3℃
  • 흐림강진군 28.9℃
  • 흐림경주시 28.4℃
  • 흐림거제 26.7℃
기상청 제공

2시 22분 공포가 밀려온다…연극 ‘2시 22분’

2시 22분 새로 이사한 집에서 일어나는 초자연 현상
'배우'와 '소리'에 집중한 연극…2023년 7월 한국 초연

 

시계가 2시 22분을 가리킨다. 찢어질 듯한 비명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2시 22분만 되면 집안에 유령이 나온다는 ‘제니’의 말에 남편 ‘샘’과 친구 ‘로렌’과 ‘벤’은 유령을 기다린다. 22시 30분 저녁을 먹다가 ‘그 얘기’를 해야겠다는 말에 집안은 공포로 얼어붙는다.

 

연극 ‘2시 22분’이 2021년 영국에서 초연을 거쳐 2022년 10월 미국 LA에서 공연한 뒤 2023년 7월 우리나라에서 처음 막을 올렸다. 초연은 2022년 WhatsOnStage 어워즈에서 최우수 신작 연극, 연극 부문 최우수 여우주연상, 연극 부문 최우수 남우조연상 등을 수상했다.

 

제니는 새로 이사 온 집에서 2시 22분만 되면 이상한 발자국 소리를 듣는다. 처음엔 빙글빙글 도는 발자국 소리, 4일째 되는 날은 흐느껴 우는 소리를 듣는다. 4일째 되는 날 제니는 신경질적으로 더 이상은 못 참겠다고 말한다.

 

제니와 샘이 친구 로렌과 그의 남자친구 벤을 초대한 날도 어김없이 사람의 흔적이 발견된다. 화장실 세면대에 젖은 곰 인형이 놓여있고 아기 방 창문이 열려있는 등 불안감은 증폭된다. 가전기기 알렉사는 유독 샘의 말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2층의 아기 방에 놓고 온 아기는 극 중 모니터를 통해 울음소리를 들려주는데, 4명의 인물이 대화를 하다가 멈추게 되는 계기가 된다. 대화 도중 2층으로 올라가는 제니와 샘의 행동은 집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

 

초자연을 믿느냐는 등 대화의 주제가 ‘유령’에 대해 시작되면 집 밖에는 여우 소리가 들려온다. 자살한 로렌의 친구가 사망 후 마트에 웃으며 나타났다는 등 초자연 현상은 불안에 떠는 제니를 옥죄어온다. 보일러가 고장 나는 등 공포감은 극대화된다.

 

네 명 배우가 주고받는 대사는 극을 빠른 호흡으로 이끌며 몰입하게 만든다. 음식을 하며 와인을 하는 등 동작들도 분주하다. 제니의 신경질적 반응과 샘의 대수롭지 않은 태도, 정신과 의사 로렌의 의심, 벤의 초자연에 대한 믿음은 심리적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지난 25일 서울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김태훈 연출은 “이번 무대에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소리’였다”며 “무대 앞, 뒤, 양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신경썼다”고 말했다.

 

또 “보기에 좋고, 읽기에 재밌는 것이 ‘2시 22분’의 매력”이라며 “믿지 못하는 걸 믿어주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4명의 대화에 다 의도가 있고, 치밀하게 잘 짜여진 대본은 ‘연극이 연극을 여는’ 장치가 된다.

 

제니 역에 아이비, 박지연, 샘 역에 최영준, 김지철이 출연한다. 로렌 역은 임강희, 방진의가 맡았으며 벤은 차용학, 양승리가 나온다. 

 

연극 '2시 22분'은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9월 2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