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5.6℃
  • 서울 23.9℃
  • 대전 24.2℃
  • 대구 28.5℃
  • 흐림울산 27.8℃
  • 흐림광주 26.3℃
  • 부산 25.6℃
  • 흐림고창 27.8℃
  • 흐림제주 32.5℃
  • 흐림강화 23.1℃
  • 흐림보은 24.5℃
  • 흐림금산 24.6℃
  • 흐림강진군 27.3℃
  • 흐림경주시 29.2℃
  • 흐림거제 26.6℃
기상청 제공

새로운 분야의 ‘누아주’ 창시… 전시 ‘부활의 회화’

캔버스화 찢고 잇는 '누아주'로 죽음과 부활 의미
'공간별곡' 등 28점…31일까지 과천 더갤러리

 

화려한 색채를 입은 캔버스가 찢겨 있다. 찢어진 캔버스는 작가의 손을 거쳐 다시 매듭지어지고 화면을 구성한다. 겹겹이 매듭지어진 캔버스는 화면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

 

신성희 작가는 캔버스를 찢고 이음으로써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나타냈다. 내려놓음과 희생, 기존의 질서에 대한 재해석을 다시 이음으로써 생명의 부활을 꿈꿨다. 그의 작품은 ‘이음’이라는 뜻을 지닌 ‘누아주’로 재탄생됐다.

 

과천 더갤러리에서 열리는 신성희 작가의 ‘부활의 회화’ 전에서는 대표작 ‘공간별곡’을 포함한 작품 28점을 볼 수 있다. ‘누아주’ 작품 외에 회화나 조소 작품도 볼 수 있다.

 

신성희 작가의 ‘누아주’ 작품은 캔버스 한 겹을 찢어 이은 작품도 있고, 두 세 겹을 찢어 이은 작품도 있다. 각각 채색이 돼 있는데, 찢어진 회화는 단순한 색채의 흔적만 남아 그림이 아닌 색으로 존재한다. 찢어진 캔버스는 가로, 세로로 연결돼 육각형이나 팔각형을 띈다.

 

 

매듭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캔버스는 매듭의 연속으로 ‘누아주’를 완성시킨다. 채색된 매듭이 의도하지 않은 모습을 드러낸다. 매듭이 튀어나와 3차원을 형성하며 매듭을 더 촘촘히 지을수록 더 밀도 있는 ‘누아주’가 완성된다. 우연한 색채의 총합은 검은색에 가까워진다.

 

오광순 미술 전문가는 “현란한 색채의 향연은 계시적인 빛의 홍수와 같은 인상을 준다”면서 “빛으로의 환원은 물질로서의 색채를 정신적인 계시의 체험으로 전이된다”고 말했다.

 

작가는 ‘누아주’를 통해 ‘결합’을 드러냈다. 너와 나, 물질과 정신, 긍정과 부정, 변증의 대립을 통합했다. 동시대 예술에 대해 질문하고 그것을 해체, 이음으로써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일종의 일루전의 세계, 2차원의 평면에 3차원을 이식시키는 부단한 추구였다. 죽음을 이기고 나온 생명의 메시지가 있으며, 예기치 못한 사실을 만났을 때의 놀라움과 반전이 그의 작업에 큰 원동력이 된다.

 

한 화가가 자신의 언어를 갖추는 데에는 평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신성희 작가는 2차원의 예술 세계를 3차원으로 구현해 죽음과 부활, 생명의 의미를 전한 화가가 됐다. 그의 언어 ‘누아주’는 미술의 하나의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누아주’ 작품을 볼 수 있는 더 갤러리 개관전 ‘부활의 회화’는 31일까지 계속된다. 전시 시간은 화요일에서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공휴일은 휴무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