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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제국을 위한 비판철학자 순자(荀子)

천(天) 인(人) 관계를 대표로 한 중국철학사 연구에서 예(禮)와 법(法), 명(名)과 실(實)은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고대철학의 과정은 천에서 인으로, 예에서 법으로, 명에서 실로 전개돼 왔다.
중국 고대의 철학은 '백가쟁명'이라는 용어가 시사하듯이 ‘나홀로’의 철학이 아니며 상호 교섭관계로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최근 통일제국의 전야에 유가의 입장에서 선진철학을 비판적으로 집대성한 순자의 생애와 철학사상을 담은 책 '통일제국을 위한 비판철학자 순자'가 나왔다.(성균관대 출판부 刊)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인 저자 윤무학이 천인, 예법, 명실의 세가지 범주 관계를 토대로 당시 유가와 대립적이었던 묵가(墨家), 법가(法家), 도가(道家)의 비교를 통해 총체적으로 정리한 것.
공자의 정통 계승자를 자임하고 맹자를 유가의 정통에서 어긋난다고 비판한 순자는 그간 역사적 전개과정에서 맹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단시됐던 인물이다.
저자는 흔히 맹자와 순자를 성선설과 성악설로 나눠 양자의 철학적 특징을 부각시키는데 이러한 대비는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 인간 이해의 전제에서 비중을 달리한 표현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양자 모두 인간의 주체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순자 역시 공자 이래 정통 유가로 불러야 마땅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저자에게 있어 책의 화두인 '통일제국을 위한 비판철학자'의 의미는 무엇일까?
저자는 순자철학이 분석과 비판을 전제로 하여 궁극적으로 인간과 자연의 통일, 인간의 자연성과 인위성의 통일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순자철학의 범주에서 천과 인, 예와 법, 명과 실의 통일은 종교, 인간, 과학의 통일이라는 의미를 지닌다며 유교의 전개 과정에서 특히 그의 철학은 노사분규나 지역갈등, 남북통일 등 당면한 우리의 갈등 해결에도 시사하는 바 크다고 강조한다.
제1장에서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유교의 역할과 그 의의, 제2장에서는 순자의 생애와 그의 저술, 제3장에서는 천과 인의 범주를 중심으로 순자와 묵가의 관계, 제4장에서는 예와 법의 관계를 중심으로 순자와 법가의 관계, 제5장에서는 명과 실의 범주를 통해 순자와 도가의 관계를 검토했으며 제6장에서는 순자 당시 직접 제자인 이사와 한비로부터 청대 양계초 등에 이르기까지 순자에 대한 평가와 순자 및 그의 사상적 영향을 살펴본다.
마지막 7부에서는 순자서 가운데 명구를 중심으로 순자철학의 핵심 내용을 선록했다.
저자는 이택후의 '중국고대사상사론'에 실린 순자를 인용하면서 공자, 맹자와 마찬가지로 강렬한 '입세'(立世)와 '경세'(經世) 사상을 품은 대유(大儒)라고 말한다.
또 치국의 방법, 임금과 신하의 도리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천인, 인성, 인식, 교육, 수양, 예악, 병사 등 각개 방면의 문제를 논술함으로써 통일국가를 건립하기 위해 총체적인 설계를 한 장본인이라고 평가한다.
"만일 유가가 완전히 맹자의 노선을 따라서 발전했다면 일찍이 신비주의로 빠져들었을 것이다. 순자가 강조한 인위와 그것으로써 자연을 개조하는 성악설이 맹자가 추구한 선험적 성선론과 선명하게 대립하면서 신비주의를 극복할 수 있었고 동시에 묵가 도가 법가 가운데서 냉철한 이지와 실제 경험을 중시하는 요소를 흡수해 유학에서 인위와 사회를 중시하는 전통으로 더욱 내실을 기하게 했다."
420쪽, 만9천원
윤무학 지음/신국판(양장)/422쪽/1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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