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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이솝우화…연극 ‘이숲우화- 짐승의 세계’

기존의 이솝우화 이야기 비튼 4편의 공연
동물들에 인간의 모습 투영해 부조리 고발
20일까지 산울림 고전극장서 공연

 

소통을 하기 위해 듣기에 집중하라는 이솝은 자신이 대학생 시절 ‘이솝’이 된 이유를 알려준다. 쓰지 않고 듣기에만 집중하던 작가는 수업을 더 잘 듣기 위해 마이마이를 구입했다. 수업을 녹음하던 그는 친구들에게 입소문을 탄다. 그의 이름은 ‘이 수업’. 줄여서 이솝이 됐다.

 

이솝우화의 이야기들을 재치 있게 비튼 연극 ‘이숲우화-짐승의 세계’가 2023 산울림 고전극장 3번째 이야기로 무대에 올랐다. 이야기의 고전을 찾아가는 산울림 고전극장은 연극 이숲우화를 이야기의 변형으로 봤다.

 

첫 번째 이야기는 두루미와 여우다. 고사리를 채취하던 여우가 두루미를 보고 한눈에 반하는데, 집에 초대된 여우는 두루미가 휘두른 병에 맞아 죽는다. 친구가 되려면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사랑을 깨닫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이 투영돼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개미와 배짱이다. 크리스마스에도 하체 운동을 해야한다는 개미에 배짱이는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것 자체를 즐기라고 말한다. 크리스마스날에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지 못해 아쉬운 배짱이는 높아져만 가는 서울의 빌딩 숲에 회의를 느끼게 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토끼와 거북이다. 10년째 토끼를 좇던 거북이는 결국 토끼와 사랑에 빠진다. 용왕에게 자신의 간을 주고 토끼와 결혼한 거북이는 결국 결승점 앞에서 토끼를 제치고 승리를 거머쥔다. 승리를 향한 거북이의 집념이 뒤통수를 친다.

 

네 번째 이야기는 달로 간 까마귀다. 반짝이는 걸 좋아하는 까마귀들은 달에 가고 싶어 한다. 그들에게는 달에 다녀온 아주 큰 흰 까마귀가 있는데, 까마귀들에게 ‘태양이 아름다운 건 반짝이는 눈으로 태양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조언을 한다.

 

극은 오로지 4명 배우의 연극으로 꾸며진다. 테이프로 우산을 감는 장면에서 웃음을 유발하고 허술하지만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장비들로 연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4명의 배우가 조곤조곤 풀어놓는 이야기에 관객들은 어느새 ‘어른 우화’에 빠져든다.

 

삶의 부조리를 부각시키고 싶었다는 창작집단 우주도깨비와 보통현상은 동물들의 이야기에 인간의 이야기를 대입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적 면모를 비춘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친 것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다.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대표 마두영은 “분명 웃길 것이고, 동시에 씁쓸해짐을 느끼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창작조직 성찬파 대표 박성찬은 “이 부조리극은 제목만 들어도 관객들의 뒤통수를 칠 작품이라는 것이 느껴진다”고 언급했다.

 

김헌기와 김솔이 연출하며 이자경, 김솔, 김솔지, 이보미가 출연한다.

 

2023 산울림 고전극장 세 번째 이야기 ‘이숲우화-짐승의 세계’는 20일까지 서울시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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