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한 기업가 출신. 경기 북부 지역 파주에서 60년 만에 진보 정당의 승리를 일군 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설명하는 말이다. 파주가 고향인 박 위원장은 20대 총선에서 승리하며 국회에 입성했다. 보수 텃밭으로 불린 파주 지역에서는 이변으로 꼽혔다. 21대 총선에서는 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지역구민들이 1990년대부터 고향을 위해 뛰어온 박 위원장의 진정성을 알아봤다는 평가다. 정치란 ‘국민이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는 것’이란 소신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박 위원장을 <경기신문>이 '창간 21주년'을 맞아 만났다.
Q. '창간 21주년 특집 대담'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환경노동위원회에 현안이 많은데 위원장으로서 하반기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박 위원장. 환경 분야에서는 기후 위기 대응, 자원순환 문제와 가습기살균제 현안도 챙겨보려 합니다. 노동 분야에선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정부의 대화 없는 노동정책, 실업급여, 주 69시간 근무제, 폭염 혹한 등에 따른 산업안전, 외국인 가사 노동자 문제 등 현안이 있습니다.
여러 목소리를 두루 경청하고 상임위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최적의 대응 방안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Q. 수해 관련 법안이 최근 환노위를 통과했습니다. 본회의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박 위원장. 7월 26일 상임위를 통과한 수해 관련 법안 중 '하천법'은 본회의에서 의결됐고, '도심침수방지법'은 법사위에 계류되었지만 본회의 통과가 불투명하다고 단정할 상황은 아닙니다.
최근 여야 수해 TF 논의에 따라 '물순환촉진법'과 '기후변화예측법'에 대한 심사를 앞두고 있는데, '물순환촉진법'에는 '도심침수방지법' 내용을 일부 포괄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에 제대로 된 수해 예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하려고 합니다.
Q.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에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대응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박 위원장. 기후·기후변화 주관부처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 대응을 체계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생산-유통-소비-재활용 전 주기의 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단계별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법 전면 시행 전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되면서 영세한 중소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마련 중인 지원방안이 있다면?
박 위원장.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당시 소규모 사업장 상황을 고려해 3년 유예했지만, 현장에선 아직 준비가 부족해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산업현장에서 여전히 재해가 크게 줄지 않고 있고, 솜방망이 처벌로 애초의 입법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비판과 법적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논란이 함께 있는 상황이라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관련 TF 논의가 진행 중인데, 중소기업 등이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노란봉투법, 시럽급여, 주 69시간’ 등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견해는?
박 위원장. 실업급여, 주 69시간 논란이 있고, 노란봉투법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법임에도 이를 반대하는 등 정부와 여당은 노동계에 대화 없는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노동정책은 상호 존중과 배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상생이 핵심인데, 지금 윤석열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편향된 정책을 추진하는 듯합니다.
지금 국회의 역할은 노사정이 실질적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Q. 지난 24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개시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환노위의 입장은?
박 위원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미래가 달린 문제입니다. 일본의 행태에 정당성이 없다는 근거는 이미 차고 넘칩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이 기대고 있는 IAEA는 방사능물질이 바닷물과 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고, 핵연료 재처리 공장 감시에도 공백이 발생했지만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알려지는 등 신뢰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큰데, 이를 제대로 지적해야 합니다.
Q. 평화경제특구법이 17년 만에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해당 법안이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시는지?
박 위원장. 2015년 경기연구원은 통일(평화)경제특구 300만 평 조성은 전국적으로 생산유발효과 22조 4343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8조 7916억 원, 취업유발효과 17만 8196명으로 분석했습니다.
경제적 효과가 특구 조성지역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된다는 점에서 평화경제특구가 새로운 경제성장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기업들이 입주하면 그 자체로 ‘평화의 안전판’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지난 70여 년간 국가 안보를 위해 규제받고, 희생해야 했던 파주가 더 크게 도약할 기회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Q.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가 파주 지역에 끼치는 영향은?
박 위원장. 경기북부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인구는 360만으로 경기남부, 서울 다음 3번째로 많고, 주한미군 공여지 등 개발이 가능한 풍부한 토지가 많습니다. 역사, 문화, 관광 등 활용 가능성이 높은 자원도 풍부합니다.
지금은 수도권 규제, 군사 규제로 발전이 막혀있는데, 특별자치도가 설치된다면 대한민국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의정부 지역은 행정 중심지로 파주는 경제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지난 5월 본회의를 통과한 평화경제특구법이 더해진다면,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함께 양 날개가 되어 경기북부의 평화와 경제성장, 더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을 이끌 수 있습니다.
Q. 3호선 파주 연장 등 지역구 교통 현안 처리를 위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박 위원장. 3호선(일산선) 연장을 위해 현대건설과 파주시와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최근 경기도지사를 만나 애로사항을 전달했습니다. 이후 관계부처와도 긴밀히 협의할 계획입니다.
지역 내 교통 현안 해결을 위해서 매 분기 파주시와 당정협의회를 진행하고, 구체적 실행계획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차질 없는 GTX-A노선 개통, 대곡-소사선(서해선) 파주 연장과 경기도지사 공약인 GTX-F 노선 등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예의주시하고 있고, 버스나 택시 문제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듣고 있습니다.
Q.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확대 등 추가적인 지역 현안 해결 구상은?
박 위원장. 그동안 파주 발전을 저해하는 군사 분야 규제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국방부 장관을 만나 적극적으로 파주시 군사시설 관련 현안을 전달하는 등의 노력으로 축구장 크기 3000배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방호벽 철거 등을 이루어 냈습니다. 그러나 아직 파주의 88%가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는 점에서 파주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 해소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Q. 얼마 전 개장한 문산천 물놀이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지? 그리고 지역 내 생활체육·문화시설 확충 등 추가 민생 행보 계획은?
박 위원장. 공릉천에 이어 두 번째인 문산천 물놀이장은 21대 총선때 시민께 약속드린 공약인데, 현장에서 온 가족이 물놀이장을 찾아 즐기는 모습에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7억 원이 확정되는 등 시민을 위한 수변생태 휴식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또 지역 내 생활체육·문화시설 확충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고, 여러 성과도 이뤄냈습니다. 수영장이 포함된 금촌 다목적실내체육관이 건립됐고, 반다비체육센터와 청소년수련관은 건립 예정입니다. 지역구에 없던 수영장이 3개나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공연장, 인공암벽장 등도 곧 조성될 예정입니다.
Q. 내년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하게 되는데, 파주시민과 경기도민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박 위원장. 지금 민생은 어렵고, 국민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양극화되고 갈등이 확대되고 있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정치란 ‘국민이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는 것’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파주시민과 경기도민, 그리고 국민의 민생과 국가의 경제를 위해 주어진 업무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소신을 지키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창간 21주년을 맞은 경기신문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 위원장. 창간 2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경기신문은 오랜 기간 지역사회와 국내외 소식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정보와 분석을 제공해 왔고 최근에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략을 다시 수립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1년간, 언론의 변화를 선도하며 시민의 뜻을 대변해 온 경기신문 기자들과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통해 독자들에게 유의미한 콘텐츠를 제공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경기신문의 성장을 응원하며, 무한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 경기신문 = 문지현 경제부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