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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획] 틀림이 아닌 ‘다름’을 지향하며 어울리는 교육공동체 '발안초등학교'

각양각색 언어, 문화 공존하며 어울리는 교육공동체
러시아 학생들 학교적응 책임지는 김윤아 이중언어 강사 
따뜻한 한 끼를 전달하는 서용문 운전주무관

발안초등학교 학생들이 건강체력교실에 참가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발안초등학교)

 

각양각색 민족과 언어가 공존하며 다름을 어울림으로 바꾸는 교육공동체가 있다. 바로 화성시 향남읍에 있는 발안초등학교다.

 

지난 1935년 개교한 발안초는 현재 전교생 275명과 교직원 46명이 함께 선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발안초는 다문화가정 학생 수가 매년 증가해 작은 지구촌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국적의 학교 구성원을 갖추고 있다.

 

전교생 중 다문화 학생이 40%를 차지하며 다문화 학생 중 절반이 러시아 언어를 사용하는 중도 입국 학생들이다. 

 

발안초 재학생들은 각기 출신지가 다르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거나 다툼이 일어나는 일이 거의 없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어우러져 공생하는 방법을 학교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고 있기 때문이다.

 

발안초에 부임한 교사들은 문화적 충격을 겪는다고 한다. 다양한 민족과 언어를 경험하는 경우를 교직 생활에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언어가 제각각 달라 수업할 수 있을지, 문화적 성향이 모두 다른데 다툼은 없는지 등의 우려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우려와 달리 무난한 수업 진행은 물론 미래 학교에서 겪을 다문화를 좀 더 일찍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발안초는 다문화 학생들을 염두에 두고 교육 활동을 설계하고 실천해 일반학생들에게는 다문화 감수성을, 다문화 학생들에게는 주체성을 갖고 한국문화에 스며들도록 하고 있다.

 

다문화 페스티벌에 참가한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발안초등학교 제공)

 

발안초는 ‘한국 속의 세계, 세계 속의 한국을 경험하는 멋진 학교’를 모토로 다문화 페스티벌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 페스티벌은 다문화 감수성을 길러 주기 위한 행사로 지역사회 관계기관 ‘더큰이웃아시아’와 연합해 학교 강당에서 ‘다문화체험 세계문화축제 부스’를 운영했다.

 

학생들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일본 5개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했다.

 

다문화 학부모 교육과정 설명회에 참여한 학부모들 모습. (사진=발안초등학교 제공)

 

더불어 다문화 학부모를 대상으로 행사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의식주, 놀이, 예술문화 활동 등을 소개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했다.

 

임은숙 다문화 담당 교사는 “다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활동들이 한정적이라 학생들의 흥미를 잘 이끌지 못했는데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5개 국가의 문화를 놀이로 체험하니 다문화 학생들이 더 잘 어울려 지낼 수는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페스티벌에 참여한 한 학생도 “세계 여러 나라 놀이를 경험해 재밌었고 티니클링이라는 놀이를 해서 필리핀 친구와 친해졌다”고 했다.

 

또한 연극 동아리는 한국 전통 연극인 ‘저승에 있는 곳간’을 각색해 공연을 펼쳤다.

 

발안초 학생들의 연극 무대. (사진=발안초등학교 제공)

 

장두초 문화예술 진로부장은 “다문화가정과 가정에서의 지원이 다소 부족한 학생이 많은 본교에서는 연극교육이 학생들의 자기표현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 주는 좋은 교육활동”이라고 평했다.

 

이외에도 발안초는 다문화학생들이 몸을 활용해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건강 체력 교실, 절기와 계절 변화에 따른 텃밭 변화 경험으로 생태 감수성을 함양하는 텃밭 가꾸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김희동 교장은 발안초를 ‘도화지’로 표현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미래를 자유롭고 예쁘게 펼쳐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바탕이 돼주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어난 곳도, 생김새도, 성격도 모두 다른 우리 학생들이 편견 없이, 차별 없이 발안초라는 아주 큰 도화지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칠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발안초 교육이 강조하는 것은 ‘존중과 배려’이다”며 “‘다름이 틀림이 아니다’라는 것을 교육공동체 모두가 실천하고 있기에, 화목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윤아 강사와 학생들이 촬영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발안초등학교 제공)

 

◆ 러시아 학생들의 학교적응을 책임지는 김윤아 이중언어 강사 

김윤아 강사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나 타슈켄트에서 치의학을 전공했다. 결혼으로 한국 생활을 시작하게 됐고, 경인교대 이중언어 강사 양성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 이중언어 강사가 되었다.

 

김윤아 강사는 다문화 특별학급에서 한국어 수업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학생과 학부모님의 소통창구가 되어 주고 있다.

 

발안초를 위해서 6년째 열심히 일하고 있는 김 강사 덕분에 중도 입국 이주 배경 학생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

 

또한 내국인 교사들은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중도 입국 학생들을 지도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김 강사 덕분에 원활한 수업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실제 동료 교사 A씨는 “김윤아 선생님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러시아말만 하는 아이들의 생활지도, 크고 작은 다툼들을 어떻게 해결했을지 상상이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어는 ‘파파고’로 번역해도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데 선생님께 전화로 부탁하면 강의 시간이 아닌데도 흔쾌히 번역을 도와주신다”며 “우리에겐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분이다”고 했다.

 

러시아에서 온 한 학생은 “김윤아 선생님 덕분에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게 되었고, 한국어가 늘면서 더욱 자신감도 생겼다”고 감사를 표했다.

 

(우)서용문 주무관과 발안초 영양교사 모습. (사진=발안초등학교 제공)

 

◆ 한솥밥 식구들의 따듯한 한 끼를 전달하는 서용문 운전주무관

발안초가 공동 조리교라 서용문 운전 주무관은 급식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인근 소규모 학교에 매일 급식 차를 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

 

깊은샘 유치원, 팔탄초등학교, 화성월문초등학교가 발안초등학교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식구들이다.

 

서 주무관은 시간에 맞춰 맛있는 급식을 기다리고 있는 어린 학생들을 생각하며 매일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한다.

 

서 주무관에게 급식을 배달받는 학교 관계자는 “아이들은 주간 학습 안내보다도 오늘 급식에 무엇이 나오는지에 관심이 더 많아 급식메뉴 하나에 하루의 행복을 다 만끽하는 아이들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며 “아마 주무관님도 같은 마음으로 급식을 기다릴 아이들을 위해 달려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주무관님이 계시기에 유치원 학생들도, 전교생 100명도 안 되는 작은 학교에도 맛있는 식사가 가능하다”며 “늘 같은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안전운전 해주시고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행복한 급식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발안초등학교 교육공동체가 운동장에서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발안초등학교 제공)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기획되었습니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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