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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첫 번째, 을지훈련 한창인데… 대피 못 할 대피소

도내 대피소 3303개, 관리 미흡·홍보 부족으로 실효성 0%
대학 컨벤션센터 대피소 잠긴 채 적치물 방치
아파트 지하주차장 대피소 배수시설 막혀 침수위험 가중
전문가, "홍보부족, 침수방지시설 등이 보편적 문제"

전쟁과 재난 등 국가비상사태 발생 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을지훈련이 지난 21일 코로나19 사태 종식으로 3년 만에 실시됐다. 훈련 공습경보가 울리면 시민들은 지정된 공공용시설 대피소를 활용해야 해, 대피소 관리 및 위치 파악이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길었던 코로나19로 등한시했던 ‘안전 대피’에 대한 중요성을 돌아보기 위해 본지는 경기도 대피소의 운영현황과 현실적인 문제점에 대해 심층 취재해본다. [편집자 주]

 

첫 번째, 을지훈련 한창인데… 대피 못 할 대피소

두 번째, ‘대피할 대피소’ 되려면 안전 물품 갖춰야

 

 

경기도 내 공공용시설 대피소 관리와 홍보가 미흡해 실제 비상사태 발생 시 제대로 된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민간인이 피신 가능한 주민대피시설은 파주나 연천 등 접경지역에 있는 정부 지원시설과 그 외 전시 및 재난 상황에 쓰이는 공공용시설로 나뉜다.

 

정부 지원시설은 인당 1.43㎡의 실내 면적이 확보되고 방폭문, 가스차단문, 화생방 방지시설 등의 대비가 갖춰진 곳이다. 공공용시설은 인당 제공 면적 0.825㎡에 지하 주차장, 지하철 역사 등 지하 시설물이다.

 

공습·포격, 핵·방사능 등의 재난이 닥치면 대부분의 주민들은 공공용시설인 지하 대피소로 피신해야 한다. 해당 시설은 도내에 3303개소가 지정되어 있다.

 

경기도는 현재 대피소 전수조사 주기를 읍·면·동 단위로 주1회씩 하고 있고, 이외에도 기초지자체도 수시로 점검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전수조사는 안내 스티커 부착 및 훼손 여부, 적치물 방치 상태, 지하시설 입구 막힘 유무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피소 홍보는 행정안전부에서 대피소 전용 앱을 제작해 대피소 위치를 안내하고 있으며, 전용 앱 이외에도 여러 지도 앱에도 대피소 위치를 등록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23일 경기신문 취재 결과, 전반적으로 도내 지하 대피소들은 관리가 미흡하고 홍보가 부족해 대피시설로 활용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 내 A대학 컨벤션센터에 있는 대피소는 사실상 창고로만 사용될 뿐 대피소 역할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컨벤션센터는 최대 3282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대피소로 행안부에 따르면 대피시설은 유사시 즉시 이용할 수 있도록 24시간 상시 개방해야 하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또한 잠긴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내부 시설에는 적치물 등이 정리되지 않은 채 쌓여 있어 발 디딜 틈이 없는 등 대피소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홍보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기숙사생은 “기숙사에 들어올 때 안전시설에 대해 안내받지 못해 대피소 유무도 몰랐다”고 당혹감을 내비쳤다.

 

또 다른 수원 내 지하 대피시설인 영통구 B아파트 지하 주차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입구에 있는 배수로는 낙엽과 담배꽁초 등으로 막혀있어 제대로 된 배수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

곳은 여름철 침수피해로 사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곳이기도 하다.

 

 

아울러 여름철 침수피해가 우려됨에도 차수막이나 모래주머니 등 침수 방지 시설이 구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인근 주민들은 이곳이 대피소로 사용되는지 인지조차 못하고 있었다.

 

거주민 C씨(62)는 “거주 2년째인데 이사 올 때 대피소로 사용된다는 안내가 없었다”며 “60대 이상 노인들은 앱을 설치해서 위치를 알아봐야 한다는 것조차 버겁다”고 전했다.

 

아파트 경비원은 “단시간으로 일하는 계약직이라 대피소로 쓰이는지 몰랐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제학과 교수는 “현재 전국 대피소의 보편적인 문제로 홍보 부족, 침수 방지시설 미비, 안전물품 구비 부재 등이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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