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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3일간의 비가 내렸다…연극 ‘3일간의 비’

집을 둘러싼 네드와 테오, 그들의 가족 이야기
10월 1일까지 …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핍은 출장을 떠났다. 네드는 가만히 라이나의 이름을 불러본다. 네드는 말을 더듬지 않았다. 그렇게 네드는 라이나에게 진심을 전하고 둘의 사랑은 시작된다. 네드는 일기장에 적는다. “나에게 3일간의 비가 내렸다”

 

2017년 초연으로 막을 올린 ‘3일간의 비’가 재연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2003년 토니상을 받은 리차드 그린버그의 섬세하고 은유적인 언어가 호평을 받았다. 배우 오만석이 연출했다.

 

극은 워커와 그의 누나 낸이 유명한 건축가인 아버지 네드 제인웨이의 유산을 상속받으려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오랜만에 만난 남매는 안부를 묻지만 어딘가 불안한 워커와 그를 돌보는 낸은 다툰다.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집이 워커의 불안을 치유해 줄 것’이라는 말에 워커는 기뻐한다.

 

네드의 아들 워커는 8살 때 그의 어머니 라이나가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걸 목격하고 불안 증세가 생겼다. 창문은 온통 피범벅이 되고 워커의 누나 낸 역시 심한 충격을 받는다. 낸은 어머니를 대신해 워커를 돌보지만 지쳐간다.

 

네드의 유언은 그가 남긴 건축물 중 가장 좋은 집인 ‘제인웨이 하우스’를 아들인 워커가 아닌 친구 테오의 아들 핍에게 물려주는 것이었다. 네드와 테오가 함께 살던 집에서 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한 워커는 낸과 함께 비밀 같은 암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테오가 죽어간다, 테오가 죽어간다, 테오가 죽었다. 나는 그의 모든 것을 빼앗았다’라는 비밀스러운 문장엔 네드와 라이나, 테오의 과거가 얽혀있다. 테오의 연인이었던 라이나는 테오가 출장을 간 사이 네드와 사랑에 빠진다. 친구였던 네드와 테오는 상황을 인정한다.

 

건축가였지만 네드의 재능을 질투했던 테오와 테오 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 말더듬이 네드는 테오의 출장 이후 완전히 달라진다. 라이나와 네드는 가정을 꾸리고 아들 워커와 딸 낸을 낳는다. 그 때는 3일 간 비가 내렸다.

 

라이나의 사고로 워커는 집이 필요해졌고, 집에 얽힌 사연들은 그들을 치유해준다. 등장인물 간 섬세한 관계성은 잔잔한 대사로 가득 채워진다. 질투와 동경, 사랑과 우정은 집을 둘러싼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을 그려낸다.

 

 

무대 위로 내리는 빗줄기는 그들의 이야기를 더욱 서정적으로 만들고 관객들을 극에 몰입시킨다. 등장 인물의 대사들은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려준다. 네드가 마지막으로 물려준 집은 테오를 향한 미안함의 시작이었다.

 

워커&네드 역에 김주헌, 박정복, 김바다가 출연하며 낸&라이나 역에 류현경, 정인지, 안희연이 출연한다. 핍&테오는 이동하, 김찬호, 유현석이 연기한다.

 

120분을 가득 채우는 등장인물들의 연기는 감정을 촉촉이 적신다. 연극 ‘3일간의 비’는 서울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10월 1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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