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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위한 교양사전'

최근 출판가에 교양의 붐이라고 할만큼 교양도서들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외국의 번역서나 '교양을 위한 교양'에 머무르는 책들이 대다수이며 한국 사회의 교양 부족을 탓하는 비판의 소리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뜻밖의 '교양 붐' 속에서 한국 비평문화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를 받아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강준만 교수가 '한국인을 위한 교양사전'(인물과 사상사 간)이라는 책을 냈다.
월간 '인물과 사상'과 동명의 단행본을 십여년간 펴내면서 최근에는 '한국 현대사 산책 시리즈' 까지 믿기지않을 정도로 다방면에 걸친 글쓰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관심을 쏟아온 그가 이번에는 현실의 삶과 어우러진 '지식'과 '교양'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책을 낸 것.
강 교수는 일상적 삶과 교양의 만남을 위해 백가지 주제를 키워드로 삼아 한국사회의 현실을 생동감있게 펼치면서 '살아있는 교양'을 풀어낸다.
그는 '교양사전'에서 과거사 청산, 국보법, 국민연금, 성매매 특별법,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작금의 뜨거운 시사적 이슈 외에도 가족주의, 강남 신드롬, 고교 등급제, 근본주의, 권위주의 성격, 한국전쟁의 역설 등을 키워드로 삼아 결코 고상하지 않은 오늘의 한국 사회와 한국인을 분석하고 있다.
머리말에서 그는 최근 사회전반에서 일방적인 주장만 득세할 뿐 상대를 이해해 현실적 해결고리를 찾기 위한 교양과 상식 존중의 문화가 부재하다고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하면서 동시에 의문을 제기한다.
" 왜 한국사회에서 통용되는 교양론이나 '교양'을 제공하는 책들이 서구지향적이며 우리사회의 적나라하고 추한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로 가득차 있는지, 또 교양이 풍부하다고 인정받는 교수나 성직자 집단의 의사소통 방식에서 오히려 자기만이 옳다는 독선적 문화가 더 강력한 것인지"를 묻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서양의 지식 정보가 한국의 지식 정보에 비해 우월한 대접을 받는 한국사회의 기이한 위계질서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똑같은 시사적 사건이라도 미국이나 서구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하면 '학술적' 성격을 띠지만 한국에서 일어난 사례로 이야기하면 무게를 달리해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가 공들여 취한 서구적이고 고상한 교양은 박학다식한 것으로 인정받을지 모르지만 한국적인 복잡다단한 현실에 당면했을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가 보기에 자신의 성향에 따라 단편적인 정보를 피상적으로 취하는 편식성도 교양의 장애를 가져오는 이유다.
이렇듯 서양의 지식 정보에 베푸는 특혜와 자신의 구미에 맞는 지식 정보의 편취는 결과적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하고 우리의 일상적 삶과 교양의 상호 소외를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한다.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교양 개념은 허공에 떠있을 뿐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그는 '교양의 한국화'와 '교양의 현실화'를 위해 책을 기획했다고 밝히고 각종 시사적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압축해서 소개한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우리사회에서 자신을 좀더 돋보이게 하려는 '구별짓기'나 '인정욕구 패러다임'으로서의 교양주의가 아니라 현실의 삶과 실제로 소통하는 교양을 찾기를 기대한다.
648쪽, 2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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