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하 현금)이 올 상반기 말 기준 62조 원 이상 증가했다. 경기 불황에 내외부적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용 가능한 현금을 늘리는 분위기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기준 금융사를 제외한 500대 기업 중 2021년부터 올해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78개 기업의 현금 및 이익잉여금이 올해 6월 말 기준 총 294조 82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232조 5918억 원과 비교해 26.8%(62조 2336억 원)만큼 늘어난 규모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27개 기업이 포함된 IT·전기전자의 현금 규모가 74.1%(46조 3375억 원) 증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삼성전자의 올해 6월 기준 현금 보유량은 79조 9198억 원으로 지난해 6월 말 39조 5831억 원 대비 약 2배 이상 늘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 보유량을 지난해 6월 말보다 4조6483억원(28.8%) 늘리며, 증가액 2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금 보유량을 2조8767억원(145.0%) 늘리며 3위에 올랐다.
이밖에 1조 원 이상 현금 보유량을 늘린 기업으로는 ▲SK에너지(1조 8442억 원) ▲두산에너빌리티(1조 6271억 원) ▲LG화학(1조 5676억 원) ▲SK하이닉스(1조 4945억 원) ▲삼성물산(1조 2496억
원) ▲현대삼호중공업(1조 151억 원) 등이 집계됐다.
반면 HMM과 KT는 현금 규모를 1조 원 이상 줄였다. HMM은 올해 6월 현재 1조 6977억 원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기준 보유량인 3조 4338억 원 대비 50.6%(1조 7361억 원) 줄어든 규모다. KT의 현금 보유량은 36.0%(1조 162억 원) 줄었다.
[ 경기신문 = 백성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