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경쟁 대신 고급화 전략을 강조했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최대 4000만 원의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나서며 빈축을 사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던 벤츠의 정책에 따라 기존에 차량을 구매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갱'(호구+고객)이 된 것 아니냐는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또 8년만에 국내 판매량 1위 자리를 BMW코리아에 내줄 상황이 되자 결국 1위 경쟁에 불을 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잦은 대규모 리콜 사태가 벤츠에 대한 이미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15일 벤츠코리아, 제이스모빌리티, 폭스바겐그룹코리아, BMW코리아에서 제작했거나 수입·판매한 20개 차종 1만 981대가 제작 결함으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리콜에서는 전체 1만 981대 중 벤츠가 14종 9528대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벤츠가 수입해 판매한 E250(5300대)과 S500 4MATIC(1524대) 등 2021~2022년 제작 14개 차종 9528대에서는 연료펌프 내 부품(임펠러) 결함에 의한 시동꺼짐 가능성이 발견됐다.
이외에도 제이스모빌리티가 2022~2023년 제작한 이티밴(910대),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수입 및 판매 예정인 2022~2023년 생산 아우디 e-tron GT와 RS e-tron GT 2개 차종(73대), BMW코리아의 2022~2023년 생산 R1250 RS (50대, 41대는 미판매), M1000 R (26대, 24대는 미판매) 등 이륜 차종 141대가 대상이다.
벤츠의 잦은 대규모 리콜은 고급화 전략을 사용해 온 회사 입장에서 뼈아픈 부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벤츠가 최근 진행하고 있는 역대급 할인 판매가 구매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할인을 자제해 왔던 벤츠가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재고털이에 나서자 기존 구매 고객들이 '호갱'이 됐다는 원성을 쏟아내면서다.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차량 가격 1억 9000만 원인 EQS450을 최대 4000만 원까지 할인해 판매중이다. 1억 원 초반대인 EQS도 1500만 원 할인한다. 1억 6390만 원의 EQS450+는 1억 2590만 원으로 현금 할인가 3800만 원에 할인율로는 23.2%에 달한다.
전기차 라인과 함께 베스트셀링 모델인 E250 아방가르드, E250 AMG LINE, E300 등도 950만~1100만 원까지 할인중이다.
업계에서는 7년 연속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고수해 온 벤츠가 연말 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해 BMW와의 판매량 경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벤츠는 지난해 말 올라 칼레니우스 CEO가 보급형 A클래스와 B클래스 모델을 단종시키고, 고급화 전략을 통해 목표 영업이익률을 향후 5년 내에 13~1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대규모 리콜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자 연말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1위를 수성코자 하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벤츠의 판매대수는 6만 988대로 2위다. 1위 BMW의 6만 2514대와는 1526대 차이다. 9월까지 양사의 차이는 2153대였는데, 10월들어 격차를 좁혔다. 지난해의 경우 11월까지 판매량에서 BMW가 188대 차이로 앞섰다가 12월 판매에서 역전되며 벤츠가 7년 연속 판매량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한편, BMW 역시 연말 프로모션에 나선다. 8년 만에 1위 가능성이 가시권에 들어온 BMW는 BMW 3시리즈 일부 모델에 할인율 20% 가량을 적용해 1000만 원 가량 할인 판매한다. BMW 1시리즈의 경우 할인율이 25%에 달하기도 한다.
[ 경기신문 = 백성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