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넥쏘와 일렉시티 판매량이 반토막 나며 전 세계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 시장이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차와 수소차 시장에서 경쟁중인 도요타는 미라이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양사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41.3%p(포인트)에서 올해 7.6%p까지 좁혀졌다.
2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2023년 1~9월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1만 129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했다.
수소차 시장 선두업체인 현대차는 이 기간 넥쏘와 일렉시티를 4320대 판매해 점유율 38.3%로 1위를 유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판매량 8547대 대비 49.5% 줄어든 수치다. 넥쏘의 판매 부진이 심각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수소차 시장에서 유의미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도요타는 미라이의 판매량이 급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3465대를 팔아 점유율 30.7%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판매량은 32.2% 늘었고 시장점유율도 18.3%에서 30.7%로 크게 높였다. 현대차와의 격차를 41.3%p에서 7.6%p까지 줄였다.
중국 상용차 역시 3269대를 팔며 14.9%의 판매 성장과 시장점유율 29.0%를 기록하며 거세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한국에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팔린 수소차는 4013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7619대 대비 47.3% 줄어든 수치다. 중국의 경우 전년 동기 2974대에서 3505대로 17.9% 늘었고, 미국은 1987대에서 2791대로 40.5% 증가했다. 유럽의 수소차 판매량은 6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수소차 시장의 역성장은 친환경차로의 전환기에 전기차가 주도권을 가져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서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이는 가운데, 수소차의 경우 신모델 출시가 없고,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도 늦어지면서다. 또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수소 충전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유지비에 대한 메리트도 줄어들며 악순환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SNE리서치는 "전 세계의 탄소중립을 향한 의지가 완성차 OEM들의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있는 지금, 수소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연이어 기록하고 있다"라며 "이에 수소 충전보조금 지원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일반 수소차에도 충전보조금을 지원해주는 법안이 발의가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상용차 부분에서 수소트럭의 경우 중국계 OEM과 니콜라, 이베코, 현대차 등에서 개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며 "수소차의 핵심인 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하는 현대, 보쉬, 도요타 등의 경쟁구도와 시장점유율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백성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