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캠핑 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며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텐트 안에서 불을 피우다 사망하는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이달 11일 경기 여주시 한 캠핑장에서 50대 부부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으며, 12일 잇따라 충북 영동군의 한 캠핑장에서도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이 두 사고 모두 텐트 안에서 숯불을 피운 것으로 확인되어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사고로 추정된다.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일산화탄소(CO) 중독사고는 26건이 발생하였다.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의 가스로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워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 400ppm에 노출되면 1~2시간 안에 두통, 3시간이면 후두통을 느끼게 되고, 800ppm에서는 45분이면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를 느끼고, 2시간 내에 실신하게 된다. 1600ppm에 노출되면 20분 만에 두통, 메스꺼움, 구토를 느끼고, 2시간이 지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캠핑장에서의 가스기기 사용뿐 아니라 가정 내 가스보일러의 부적절한 사용에 의해서도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가스보일러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급·배기통 설치기준 미준수 및 배기통 연결부 이탈 등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겨울철 보일러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이지만, 사고가 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가스보일러 이용 및 겨울철 캠핑 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 가스보일러 안전점검 수칙
보일러는 가동하기 전에 배기통이 처지거나 꺾여 찌그러진 부분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기통이 U자나 V자로 굽어지면 응축수나 빗물이 고여 가스보일러의 배기가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런 상태는 불완전 연소를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실외로 배출되지 못한다. 또한 배기통 연결부가 실리콘으로 제대로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기통 연결부가 빠지는 경우 배기가스가 새어나와 CO중독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배기통 내부가 벌집이나 새집 등으로 막혀 있는 경우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도 불완전연소를 막아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만약, 가스보일러를 가동한 후 두통, 현기증, 구토증세 등 이상 징후를 느끼게 된다면 CO중독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제조사나 가스공급자에게 연락하여 점검을 받아야 하며, 가스보일러 등 가스기기를 설치하거나 이전·수리 등을 할 때에도 반드시 시공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에게 의뢰하여야 한다.
◇ 겨울철 캠핑 안전수칙
보일러 사용뿐 아니라 겨울철 캠핑이나 차박을 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날이 춥다고 환기가 되지 않는 텐트 안이나 좁은 장소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나 난로, 화로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최근 발생한 캠핑장 CO 중독사고도 대부분 텐트 안에서 화로나 난로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사고이다. 이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기기를 사용할 경우,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위험이 높으므로 꼭 환기가 되는 곳에서 사용해야 한다.
◇ 일산화탄소 경보기 사용 권고
이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캠핑 시 일산화탄소 누출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소지하는 것을 권고한다. 가정 내에서도 다용도실과 베란다 등 거주 공간과 접한 곳에 설치된 보일러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언제든 문틈이나 벽, 천장을 통해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될 수 있어, 거주 공간에도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
올해 겨울을 안전하게 지나기 위해서는 장기간 사용하지 않았던 가스보일러를 가동하기 전 앞서 언급한 주의 사항을 반드시 확인하여 가스보일러 안전점검을 실천하길 바라며, 캠핑이나 차박을 할때에도 안전수칙을 지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를 예방하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
[ 유근준 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광역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