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스토리가 '확률 논란'으로 또 한 번 몸살을 겪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큐브' 등업 확률을 여러 차례에 걸쳐 낮추고, 공지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됐다.
넥슨은 "큐브 확률을 낮춘 2010~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때"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지금까지도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을 '영업 비밀'로 칭한다. 이용자가 게임을 접지 않고, 성장을 위해 과금할 수 있도록 '적당 확률'을 유지하는 것이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관례를 고려했을 때, 기준 하나 없던 시절의 영업 행위를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잘못됐다고 판결한 공정위의 엄격한 잣대는 넥슨이 억울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번 일로 메이플 이용자들은 또 큰 상처를 입었다. 게임을 사랑하는 이용자 입장에선 '그땐 모든 게임이 다 그랬다', '과거엔 아무런 기준 및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는 설명은 변명일 뿐이다.
이용자들이 충격을 받은 근본적인 이유는 게임에서 판매되는 무형 아이템들의 상세 정보를 스스로 알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확률 논란이 재발했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확률을 몰래 낮춘 것에 분노한다기보다, '이것 말고도 얼마나 더 많은 불편한 사실들이 감춰져 있는지' 의혹과 불안감이 증대됐다. 일련의 확률 논란들로 인해 메이플 이용자들은 게임 전반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3년 전 메이플 '환불 사태'는 한 메이플 BJ의 지속적인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사건이기도 하다. BJ는 확률형 아이템인 '환생의 불꽃'을 사용할 경우 특정 스탯이 다른 것보다 덜 나온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조사 결과 BJ가 언급했던 특정 스탯이 다른 스탯보다 낮은 빈도로 출현했었다.
확률 논란이 불거진 뒤 메이플 이용자들은 심증 차원의 확률 의혹을 공론화하고 있다. 그중엔 개인 맵 변동 확률, 특정 구간의 스타포스 확률, 타 직업 스탯 잠재 출현 빈도 등 여러 이용자의 공감을 받는 내용도 많다. 메이플 확률 논란이 처음이 아닌 만큼, 앞으로도 확률에 대한 의심과 의혹은 지속될 것이다.
3년 전부터 지금까지 메이플은 변화의 모습을 보여줬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선도적으로 확률을 공개하고, 넥슨 나우, 오픈 API를 통해 게임 정보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논란을 발생시킨 주체는 과거의 넥슨 메이플이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는 현재의 넥슨 메이플이다. 또다시 위기를 맞은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메이플다운 뉴 노멀'이다. 다수의 이용자가 의구심을 품고 있는 확률 관련 이슈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에서 메이플의 뉴 노멀은 시작된다.
넥슨은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무작정 감추기 보다 이용자의 의심을 해소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메이플다움'으로 빚어진 '뉴 노멀'이 새로운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첫걸음이 되길 희망한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