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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의 '생명'] 제 갈길 가는 남북, 대동 잔치로 가자

 

북측은 한반도에서 통일이나 동족 개념을 지우기로 했다. 지난 1월 15일 있었던 최고 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삼천리금수강산', '8천만 겨레' 등의 말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등의 표현 역시 헌법 조문에서 삭제할 것을 분명히 했다. 통일, 화해, 동족 개념의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도 철거할 것을 언급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유훈의 기존 기조를 전면 부정한 김정은 위원장 나름의 새로운 북조선 구상이다.

 

한반도 내의 ‘적대적 두 국가관계’를 분명히 했고, 북은 사회주의 전략국가, 대한민국은 제1적대국이 되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전쟁마저 거론된 김정은의 강력한 표현과 강경 방침에 남한 사회는, 특히 통일을 생각해 온 진보 단체들은 충격 그 자체다.

 

남측에서는 18일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들이 모여 북의 행보를 ‘북한판 쇄국정책’으로 비난하면서도 북러 군사 밀착 대응 공조 등, 앞뒤 맞지 않는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다. 미국, UN, 남한에 의한 대북 3중 제재로 북의 쇄국을 강요한 것도 한미일이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북한과 함께 움직일 수 있게 한 것도 미국이요, 북측을 주적으로 몰아 중러 쪽으로 밀쳐낸 것도 미일 유착의 현 정부라는 것을 생각하면 적반하장의 유치한 주장이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 조성되어 온 한반도의 실질적인 평화 노력은 지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15만 관객 대상 파격 연설을 정점으로 급격히 소실되었다. 한반도는 과거 냉전 시대보다 더욱 냉전 상태가 되었고, 남측의 국토 분쟁 지역은 이제 독도가 아니라 서해 오도다.

 

정치검찰 정권은 자신들의 정치적 정체성 확립을 위해 어설픈 ‘자유’를 내세우며 미일에 달라붙어 북을 주적으로 비난했고, 심지어 북 위협 억제라는 명분으로 일본군마저 한반도 내에 끌어들인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연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평화적 국제 무대 등장 기대로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 하노이까지 정상회담 온 김정은이었다. 단 몇 시간 만남으로 그를 빈손으로 긴 길 되돌아 가게 한 것은 진영과 이념을 떠나 한반도에 사는 이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북 변화에 직면해 이제 남은 것은 그동안 빨갱이 마녀사냥을 당하면서도 한반도 평화 번영을 고민하고 활동해 온 이들의 대응이다. 남북 각자 길을 가는 상황에서 더욱 필요한 것은 보다 가열 찬 한반도 평화운동 아닐까. 북의 변화는 한반도 평화 활동하던 이들에게는 더욱 동기부여가 되며, 보다 힘을 모아 풀어가야 할 상황일 뿐이다. 각 단체들은 기존의 각자도생 식의 활동을 넘어 화이부동의 자세로 서로 힘 모아 헤쳐나아가는 것 외에 없다. 한반도 문제는 주변 강대국 관계에 의존되어 있다. 자체 힘도 없으면서 정치 외교나 국제관계로 접근하는 공허한 토론은 이제 멈추고, 보다 뜨거운 가슴과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고 만나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 추구의 전국 여러 단체들은 봄, 가을 등 최소한 년 2회 정도로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대동 대잔치, 남북 평화 한마당 축제를 벌인다. 이를 통해 대국민 홍보 효과는 물론, 적대적 남북 양측에 하나 됨의 가치와 방향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MZ 세대 통일 인식변화에 기여하고, 남북 통일 대비 교육과 양측 민생에 근거한 정책 기조 마련이다. 물론 당장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범진보연대를 통해 일제 이후 외세에 기생하며 한반도 분열을 공고히 해 온 적폐 기득권 세력에 대한 국민 심판은 이번 북측의 변화를 떠나 늘 유지해야 할 대응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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