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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재조명하고 현재와 미래 새롭게 모색

성공회대 신영복교수 '동양고전' 출간

영국의 저명한 역사가 E. 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란 저서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역사가 왜 중요하며, 또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 과거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가를 생각케 하는 구절이다.
이러한 카의 유명 어록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 최근 나왔다.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에 재직 중인 신영복 교수가 최근 학부 교양과정에 개설된 강좌 '동양고전'을 정리해 책으로 내놓은 것.
'나의 동양고전 독법'을 부제로 한 '강의'(돌베개 刊)에서 신영복은 현시대의 당면 과제를 고전을 통해 재구성했노라고 밝히고 있다.
서문에서 그는 "과거란 현재와 미래의 디딤돌인 동시에 짐"이라면서 "과거를 지혜로 만드는 방법은 대화"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는 "고전독법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면서 동시에 미래와의 대화를 선취하는 것"이기에 역사를 읽는 이유와 동일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본격 '강의'에 들어가기 앞서 감옥으로부터 시작된 자신의 동양고전과의 인연을 회고한다.
분단과 군사독재에 저항한 죄로 수감된 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독방에서 모든 문제를 근본적인 위치에서 생각하게 됐다는 것, 이때 유년시절부터 받은 교육을 되돌아보는 한편 우리사회가 지향했던 가치를 반성하는 지점에서 동양고전 강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장문의 서론에서 그는 고전으로부터 당대 사회의 과제를 재조명하고 사회와 인간에 대한 성찰의 관점으로 삼는 것이 고전 읽기의 중요한 의미라고 피력했다.
특히 동양고전 강독의 전 과정을 관철하는 중심 화두로 '관계론'을 설정한 그는 서양 근대사의 구성원리가 '존재론'임에 반해 동양사회의 근본은 '관계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서양의 '존재론'이 배타적 독립성이나 개별적 정체성에 주목하는 것이라면 '관계론'은 개별 존재가 존재의 궁극적 형식이 아니며 세계의 모든 존재가 관계망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승인하는 것이기에 강독 예시 문안도 관계론적 사고를 조명하는 것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관계론'을 화두로 삼은 저자는 현대 사회를 주도하고 있는 세계질서가 무한경쟁을 목표로 하고있는 점에서 춘추전국시대 상황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패권국가의 일방적 세계 전략이나 초국적 금융자본의 신자유주의적 전략은 자기 증식을 운동 원리로 하는 존재론의 필연적 귀결이며 대립면을 상실한 일방적 질주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제 새로운 21세기에는 20세기의 지배 구조 대신 새로운 구성원리로 사회 기본 구조를 만들어야 하며 이러한 변화를 위해 관계론에 입각한 동양사상을 새로운 담론으로 삼을 것을 요청한다.
동양 고전에 담긴 사상이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뛰어난 관점을 제시해 준다고 믿기에 저자는 고전을 통해 오늘의 현실에 대한 관심을 갖고 비판적 전망을 모색하기를 기대한다.
515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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