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중입니다. 음주감지기에 걸렸으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17일 오후 1시 30분부터 수원시 광교산 인근 삼거리에서는 행락철 주간 음주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경찰의 음주단속이 실시됐다.
주간의 경우 야간에 비해 음주운전이 비교적 적음은데 행락철의 경우 관광 등의 이유로 이른 시간부터 음주를 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도로에는 음주단속에 나선 경찰관들이 줄지어 서서 교통 통제에 나선 뒤 차량 하나 하나씩을 붙잡아 공기 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는 음주감지기로 음주단속을 실시했다.
단속 약 20분 만인 오후 1시 50분쯤 60대 남성 A씨가 음주감지기에 단속되자 경찰은 A씨의 차를 갓길에 세운 후 정확한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단속 수치인 0.03%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오늘 음주하진 않았는데, 전날 밤 술을 조금 마셨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오늘은 보내주겠지만 다음엔 주의하길 바란다”고 훈방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소주 한 병을 먹으면 8시간 정도 지나야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된다고 한다”며 “전날 과음을 했다면 자고 일어나도 다음날 적발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음주단속은 수원시 외에도 경기 남부지역 전역의 고속도로와 시내 도로에서도 실시됐다.
화성시 서신면의 제부도 입구에서 실시된 행락철 음주단속에서는 당일 술을 마시고도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들이 일부 적발되기도 했다.
오후 1시 54분 적발된 60대 운전자는 “2시간 전 소주 3잔 정도를 마셨다”고 진술했다.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016%가 나왔고 경찰은 “일단 훈방조치 해서 보내주겠지만 오늘은 운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오후 2시 41분 경찰에 붙잡힌 60대 운전자는 “오전 12시에 소주 4잔을 마셨다”며 “사무실을 청소하다 물건을 사러가야 해 운전대를 잡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057%인 면허정지 수준으로 경찰은 그를 우선 귀가 조치한 후 추후 구체적은 음주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음주단속을 평일 주간에 실시하자 항의하는 시민들도 더러 있어 경찰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음주단속 지역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 부부는 “여기서 음주단속하면 가계에 차가 들어오지 못하지 않느냐. 점심시간에 남의 장사 망치려 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고, 실랑이 끝에 결국 경찰은 음주단속 위치를 옮겨야 했다.
경찰은 “먹고 살자고 저렇게 항의하는 거니 경찰이 양보해야지 않겠나. 상부상조 하는 것”이라며 “신체적 위해는 없었으니 공무집행방해 등을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남부 지역에서 실시된 음주단속에서는 면허취소 4건, 면허정지 12건 등 총 16건이 적발됐다.
단속에 나선 이재철 수원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장은 “최근 음주로 인한 주간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주간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이날 단속을 실시했다”면서 “다만 이번 단속에서는 다른 날보다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주기적인 음주단속으로 시민들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안전한 교통 문화가 안착된 결과”라며 “음주운전은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에도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시민들이 더 주의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