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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조명한 '촘스키와 정치'

한때 언어학자로서 명성이 자자했던 촘스키가 미국의 끊임없는 대외정책의 비판자로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부터다.
사회운동가로 활동한 뒤 한참이 지나서야 알려지게 된 것은 아마도 미국내 아웃사이더로서 쓴소리를 해왔던 그가 미국내에서조차 주류 언론 매체를 비롯한 메인스트림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해온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가 2000년대 들어서도 '촘스키, 끝없는 도전'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등 번역서로 출간돼 계속 조명되는 것을 보면 우리사회에서 그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싶어하는 일단의 그룹이 형성돼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사회운동을 아우르는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으로 그의 활동상을 전반적으로 살필 수 있는 책 '촘스키와 정치'(산해 刊)가 최근 출간됐다.
저자 밀란 레이는 촘스키의 정치평론을 비롯한 저술과 인터뷰, 대화, 편지 등을 활용해 상아탑의 언어학자가 아니라 거리에 나선 정치활동가로서 촘스키의 모습을 탐구한다.
이 책에는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 일관성있게 유지하고 있는 촘스키의 정치적 입장을 이해하기 쉽도록 그의 성장기부터 서술하고 있으며 학자로서 안락한 삶을 버리고 사회운동에 뛰어든 이후 그의 활동과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소수 파워엘리트들에 둘러싸여 전세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폭력적인 대외정책과 겉으로는 비판의 목청을 높이면서도 본질적으로 정부의 논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미국 언론 및 지식인들이 촘스키의 공격대상이었다.
촘스키는 당대의 문제에 대해 광범위한 글쓰기와 일관성있는 정치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미국의 외교 정책을 옹호하는 관변 지식인들에 대해 가장 강력한 비판을 가해온 흔치않은 미국내 지식인이다.
저자는 추상적이고 우회적인 어법을 택하는 일반 지식인들과 달리 미국 사회의 악덕을 정공법으로 공격해온 촘스키가 오랜 기간 미국내 주류 언론으로부터 소외당했다고 말한다.
촘스키의 행동방식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무리들이 그를 깎아내리기 위해 만들어낸 각종 오해와 비판에 대해서 저자는 촘스키 자신의 반박편지를 인용해 명쾌하게 해명하기도 한다.
그는 또 미국의 국제 테러리즘에 맹렬한 비판을 가하는 촘스키의 모습이 고민없이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에게 불안과 동요를 조장하는 것으로 비칠수도 있지만 그의 단호한 목소리들을 들려준다.
저자에 따르면 촘스키의 발언들이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양심에서 우러나온 도덕성의 표출이며 전략적 사고를 거부하고 윤리적 사고를 견지한 데서 비롯됐음을 설명하는 듯하다.
현존하는 가장 중요한 양심적 지식인으로 평가되는 촘스키의 정치사상을 객관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내면서 저자는 '지식인의 책임'을 강조한다.
한편 이 책의 저자 밀란 레이 역시 미국과 영국의 제3세계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 반대하는 비폭력운동단체 '애로우' 활동을 계속해온 영국의 반전평화운동가다.
김석근 외 번역, 387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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