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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부터 신인까지 24명의 배우들이 펼치는 연극 축제… 셰익스피어 ‘햄릿’

손진책 연출, 이호재, 전무송, 손숙, 박정자 등 원로 배우들 연기
삶과 죽음 경계 허문 연출로 '삶은 그저 살아가는 것'이라는 메시지
9월 1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춥다, 뼈가 시리게 춥구나. 어둡다, 먹물처럼 깊은 밤이다”

 

불멸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사랑과 행복, 욕망과 배신, 시기와 질투 등 인간 감정의 원형을 아우르며 삶과 죽음, 인생을 고찰하게 하는 고전은 시대를 뛰어넘 감동을 전한다. 유려한 소네트(Sonnet)와 극적인 무대요소는 연극에 빠져들게 한다.

 

13일 서울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연극 ‘햄릿’ 프레스콜에서 손진책 연출은 “연극의 구조는 배우 4명이 이승에서 배를 타고 죽음의 강을 건너가 죽은 병사들이 있는 곳에서 햄릿을 만난 후, 다시 배를 타고 이승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어보자는 데 초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이어 “연극이라는 것은 하면 할수록 두렵고 때로는 거의 공포를 느끼기도 하며 항상 만들면서 완성도를 향해서 다가가면 지평선 위에 점이 있듯 자꾸만 멀어진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를 향해서 계속 나가보는 게 창작의 세계고 연기라고 생각하고 배우들이 연기로 발전하고 관객분들이 만족하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햄릿’은 영국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다. 덴마크의 왕자 햄릿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숙부 클로디어 왕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죽느냐 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명제로 삶과 죽음에 대해 고찰하고 정의와 불의, 실체와 허구에 대해 질문한다.

 

손진책 연출의 3번째 시즌인 이번 ‘햄릿’엔 유령이 등장해 산 자와 죽은 자의 시간을 동시에 보여주며 삶의 의미를 찾기보다는 ‘삶이라는 것은 그저 살아가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유령의 시선은 죽은 자들의 영혼을 씻기고 햄릿과 오필리어, 거트루드, 클로디우스의 영혼을 씻어 부정한 것을 정화하고 망각을 경계한다.

 

 

특히 이호재, 전무송, 박정자, 손숙, 김재건, 정동환, 김성녀, 길용우, 손봉숙, 남명렬, 박지일, 정경순, 강필석, 이승주, 루나 등 60년 경력의 원로배우들부터 각종 연극, 연기상을 휩쓴 중견 배우들, 신인배우 24명이 출연해 한바탕 축제를 연다.

 

손숙은 “이번에 굉장히 보람을 느끼는 게 지난번에는 강필석이라는 배우를 탄생시켰다면 이번엔 이승주, 루나 배우를 탄생시킨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정자는 “연극은 한 번 찍어서 돌려볼 수 있는 텔레비전이나 영화와는 다르게 매번 최선을 다하는 게 연극의 숙명이고 또 배우들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저희들은 늘 살아있다”고 말했다.

 

강필석은 “2년 전과 무대도 달라지고 연출도 달라지고 해서 사실 걱정을 되게 많이 했다”며 “관객분들을 만나고 박정자 선생님이 첫 대사를 하시는 순간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 같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며 울컥했고 선생님들과 이 무대를 다시 할 수 있게 돼 꿈같다”고 말했다.

 

 

무대 연출은 햄릿의 철학적 고찰을 전달하기 위해 거울 벽, 유리, LED등을 사용해 동시대성과 현대 도시의 음울함을 표현한다. 객석보다 높은 무대는 관객에게 극적 상황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낱낱이 살피고 죽음이 증식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중 거울은 방황하는 햄릿의 분열적 모습과 서로를 감시하는 인물들을 나타낸다.

 

이태섭 무대디자이너는 “연극은 공간에서 얘기하는 것이라 10개 정도 디자인을 했는데, 결국 마지막에 선택한 것은 빈 공간이었다”며 “요즘 화두인 동시대성을 적용해 도시의 유리 건물과 전광판, 안개 등을 사용해 우리의 삶도 결국 연극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극 ‘햄릿’은 9월 1일가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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