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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으로 말하는 '연극인', 천의 얼굴을 담다…‘대한민국 연극인 크로키전’

40년 경력 배우이자 작가 박팔영이 연극 현장과 인물 200여 명 그려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기간 16일까지 용인포은아트갤러리

 

섬세한 터치와 생동감 넘치는 표정들이 우리 곁을 함께한 수많은 연극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연기하는 연극인들은 유한하지만 강렬한 인간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용인시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의 전시 프로그램 ‘대한민국 연극인 크로키전’이 용인포은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배우 박팔영이 지금까지 영화 현장에서 만났던 연극인들을 스케치한 전시다. 크로키 200여 점과 영상 등을 공개한다.

 

박팔영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 전공 석사를 마친 배우이자 연출가, 분장사, 동양화가이자 한국연극협회원과 한국연극배우협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2년 제14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을 수상하고 작년 중국 위하이 예술가 협회 우수작가상을 수상했다.

 

 

박 작가가 인물을 묘사하는 방법은 육법(六法)과 삼품(三品)에 따른 것이다. 육법의 첫 째는 기운이 생동함(氣韻生動), 둘째는 골 법으로 붓을 사용함(骨法用筆), 셋째는 물상에 응하여 행태를 그림(應物象形), 넷째는 사물의 종류에 따라 색채를 부과함(隨類賦彩), 다섯째는 위치를 경영함(經營位置), 여섯째는 옛 그림이나 대자연을 전해 모사하고 옮겨 그리는 것(轉模移寫)이다.

 

40년 연극 현장에서 연극인들과 함께한 만큼 작가의 생생한 메시지와 표현방식, 주제를 엿볼 수 있다. ‘연극은 누구나 인생처럼 순간 사라진다. 자취와 흔적만이 남을 뿐이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연극인들을 있는 그대로 그리기보다 모노톤으로 그려 내면을 투영한다. 절제된 색채는 다른 요소를 없애 인물을 더 잘 표현한다.

 

동양철학 중 노자와 장자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가는 연극무대 분위기 역시 그림에 담아낸다. 호접몽의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와 같은 철학으로 무대에서 관객과 혼연일치하며 교감하는 배우들의 정서를 그려낸다. 현장의 공기, 느낌, 감정과 정서가 그림에 드러나도록 한다.

 

육법과 철학에 따라 그린 인물들은 생동감이 넘친다. 머리카락과 표정, 안경, 사물 등 한 곳을 바라보는 인물들은 연극인들의 일상을 포착한 듯하다. 200인의 개성이 다 다르듯 특징들을 잡아낸 것도 인상적이다. 찡그리며 웃는 표정, 환하게 웃는 표정, 미소 짓는 표정처럼 각각의 그림들은 배우의 분위기를 결정짓는다.

 

 

인물사진 외에도 코로나 시기 장터의 모습을 그린 그림도 전시된다. 작가는 일상에서 사람의 뒷모습이나 버려진 신발 등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외로움, 쓸쓸함에 주목했다. 흑백의 그림 속에서 사람들은 향수를 느끼거나 사라져가는 추억을 상기시킨다.

 

박팔영 작가가 40년 연극 인생을 통해 현장의 땀과 눈물, 웃음을 전한 연극인 200인의 그림들은 7월 16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은 23일까지 제1회 경기연희 페스타!, 대한민국연극제 용인 본선경연, 제1회 대한민국대학연극제 등을 용인포은아트홀, 용인시문예회관 처인홀, 용인문화예술원 마루홀용인시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 구) 용인종합운동장에서 개최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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