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가 개원했지만, 여야 갈등 국면 속에 어수선한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년 만에 국회 입성에 성공한 더불어 민주당 평택을의 ‘이병진 국회의원’을 만나 정치 입문 소감과 정치적 소신을 들어 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평택지역 ‘팽성·안중·포승읍·고덕·오성·청북·현덕면·고덕동’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 의원은 정치 입문 20년 만에 값진 ‘금배지’를 손에 거머쥐는 정치적 성과를 이뤄냈다. 그래서 제22대 국회의원 중 금배지에 대한 감회가 아마도 더욱 더 남다를 것 같은 ‘이병진 국회의원’.
이 의원은 평택 토박이다. 평택시 팽성읍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다녔고, 베이징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까지 받은 후 역시 지역 대학교인 평택대학교에서 중국학과 교수로 제자를 키워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남북관계, 즉 휴전선을 맞이 하면서 전쟁의 위험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 안정에 관심을 기울이던 중 지난 2003년 12월 새천년민주당의 인재 영입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단수공천을 통해 평택시을선거구에 출마했다가 쓰디 쓴 고배를 마셔야 했고, 낙선 후 새천년민주당 평택시을 지역위원장직을 맡으면 정치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이 의원의 정치 인생은 정말 ‘고배(苦杯)의 연속’이라고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0년 경기도의회 교육의원선거에 출마해 낙선, 제19대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예비후보로 열심히 뛰었지만 공천을 받지 못해 본선 도전도 못해 보고 문턱에서 또다시 주저 앉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제20대 총선 이후 더불어 민주당에 복당, 정치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오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평택을 전략 공천을 통해 당당히 정계 입문에 성공했다.
‘정치 만학도’인 이 의원은 국회 입성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20년 걸렸다. 많은 사람들은 갑자기 낙하산 타고 왔다고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걸어왔던 정치 발걸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실제로 본선 3번, 예선 탈락 2번의 이력이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전략공천이 낙하산은 아니다. 그동안 쌓아왔던 정치 경험의 결과로 받아 주었으면 좋겠다.”
초선의원이기도 한 이 의원은 국회의원 300명 중 제일 빠른 출근을 하는 의원 중 하나로 손꼽힌다. 여소야대 정국의 국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 의원의 생각을 들어 보았다.
“표면적으로 어수선하게 보여질 수도 있지만, 국회의원들은 물 밑에서 정말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인다. 영상에서 여야의 극한 대립 모습이 비춰지고 있지만, 민주당 170명 의원들은 개원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국회에 출근해 법안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상임위별로 현안 질의 준비에 밤낮이 없는게 현실이다. 초선의원으로써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촌음을 아껴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 의정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제22대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야수산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을 하고 있는 이 의원은 동료 의원 중 가장 많은 법안을 내고 있다. 상임위 활동과 다수 법안을 낸 부분에 대해 이 의원의 입장은 이렇다.
“국회는 헌법기관이자 입법기관이다. 이병진은 그래서 기관장이다. 우리 국민들이 요구하는 법과 필요로 하는 법을 빨리 만들어 국민들이 생활하면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만들어야겠다는 의지로 하루 하루를 전력 질주하고 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국민이 느끼고, 민생이 원하는 법안을 만들어 국민 불편을 최소하는데 노력할 것이며, 활동하고 있는 상임위에서도 빛나는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의정활동을 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국회 입성 후 대표발의 법안만 23개에 이른다. 여기에 공동발의까지 더할 경우 200개가 넘는 법안을 내 놓은 상태다. 추가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이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국민들이 보는 것처럼 법안을 무조건 많이 내는 것은 아니다. 제21대 국회에서 우수했지만, 자동 폐기된 법안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찾아 내서 보완한 후 개정안으로 이번 국회에서 발의한 것이다. 입법은 국회의원의 가장 큰 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역구 시민들이 요구하는 민원도 빠짐없이 메모해 보좌진들과 협의해 나가면서 법안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법안 발의는 국회의원으로써 하는 일에 충실했던 것인데, 자칫 남발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앞으로도 개의치 않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교육가’ 출신이면서 ‘중국 전문가’라는 타이틀도 함께 가지고 있다. 중국에 대한 생각과 이런 타이틀을 어떤 식으로 의정활동에 접목시켜 나갈지에 대해 이 의원은 이렇게 밝혔다.
“지난 1992년 8월 24일 한중수교 이후 7,000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흑자를 본 나라가 중국이다. 그러나 지난 2년 간 윤석열 정부의 중국 배제 정책으로 대중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인 24조 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전문가인 이병진이 국회의원이 되었고, 기회가 주어 졌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중국을 공부하면서 얻은 것들을 활용할 기회가 온 것이다. 민주당이 재집권하는데 있어 중국을 지렛대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대중국 외교 정책 수립에 힘을 보태고 싶다.”
이 의원은 ‘평택’이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고 말한다. 그만큼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지역발전을 위한 소신을 밝혔다.
“평택의 ‘평’자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는 것은 사실이다. 태어나면서 집 앞 넓은 황금들녘을 보면서 자랐고, 부모님이 농사를 지어 어린 시절부터 쌀과 더불어 성장해 온 탓에 농민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평택대학교에서 제자를 가르치다 평택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지금, 평택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
이 의원은 이어 “평택을 지역구의 경우 도농복합도시로 평택항과 해군2함대사령부, 캠프험프리 그리고 삼성반도체가 자리하고 있다. 인구 63만의 평택시가 도시로 확장되면서 인프라 문제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산업의 동맥은 바로 도로와 철도다. 물류를 신속하게 이동시키고, 대량 이동시키기 위해 단선화된 복선철도가 필요한 부분이다. 또 38번 국도는 현재 포화 상태로 출퇴근 시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어서 교통문제와 더불어 심각한 주차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꼽을 수 있다. 또 하나 더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과 문화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평택으로 오고, 삼성의 고급 인력들이 평택에 거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국제고와 특목고 등 학교를 세우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평택 고덕동의 평택 문화의 전당 등 대형 규모의 문화 인프라 구축도 진행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 의원은 제22대 총선 당시 ‘내고향 평택! 살고 싶은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초선인 이 의원은 총선 당시 내건 공약 중 가장 최우선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한다.
“농업은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지역에 2만 4000명의 농민이 살고 있다. 농업인들이 얻는 수익이 적절한가 데이터를 찾아보니 그렇지 않은 면이 많았다. 민주당이 양곡관리법을 내놨다. 앞으로 농민들이 쌀값 때문에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하는 것이 숙제 중 하나다. 공약 가운데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평택 유치‘와 ’미곡처리장(RPC) 확대 예산 확보‘가 있다. 농민들이 생산한 것들을 유통업자만 돈 버는 것이 아니라 농민들도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이 의원은 ’고려인‘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평택지역의 경우 공식, 비공식으로 고려인들이 60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인 동포들에 대해 이 의원의 이렇게 말했다.
“사실 제22대 총선 출마 전에는 고려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지역구 의원으로써 이제는 한민족인 이들 2세, 3세, 4세들이 우리와 융화되어 녹아내릴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려인 아이들이 이곳에서 이방인으로 느끼지 않도록 언어와 교육 관련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법안을 무엇보다 우선 살펴볼 계획이다. 앞으로 고려인을 위한 법적인 지원과 더불어 실생활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지역 대소 자치단체들과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눌 방침이다.”
이 의원은 자기관리에 아주 철저하다. 23년 전 평택마라톤클럽을 직접 만들 만큼 마라톤에 대한 관심이 높고, 또한 즐긴다. 이 의원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6번 정도 완주했고, 지금은 10~15km 정도 달리고 있다. 평소 팔굽혀펴기를 100개 이상 할 정도로 운동을 즐기는 이 의원은 체력을 바탕으로 ‘패기와 열정’을 정치 캐리어를 쌓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끝으로 이 의원은 “20년의 시간이 흘러 비로서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앞으로 내고향 평택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수 있도록 이 한몸 다 바칠 생각이다. 이병진의 정치는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다. 우리 후손들이 안로 리스크에 노출되어 살아가지 않도록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는 것이 개인적인 꿈이다.”
[ 경기신문 = 박희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