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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양보못해"

화성 진안~수원 영통 도로부지 보상놓고 주공-주민 대립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난 해소 차질... 대다수 시민만 피해

우리 사회에는 내 주장은 무조건 옳고 상대방의 주장은 엉터리라고 우기는 풍토가 여전하다.
이 때문에 대화로 풀 수도 있는 일을 법적인 다툼으로 이어가거나 이로 인해 다수의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벌어진다.
건교부가 지난 2003년 9월20일 화성 태안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승인하면서 조건부로 내건 화성 태안 진안~수원 영통 간 1번국도 대체우회도로 구간 내 일부 주민들과 대한주택공사 경기본부 간에 1년 가까이 벌어지고 있는 감정대립은 우리 사회에서 꼭 고쳐져야 할 일중의 하나다.
이 도로공사는 수원시내를 관통하는 43번 국도를 우회하는 대체도로로 수원, 화성, 오산, 평택 등 경기 남부권의 교통난 해소에 중요한 사업.
그러나 주공경기본부와 서울지방 국토관리청이 도로공사 구간 내 지장물인 주택등에 대한 철거에 앞서 보상계획을 통보하면서 주공과 주민들 간의 대립이 시작됐다.
일부 주민들은 “주공이 아파트 분양권이 아닌 이주자 택지를 준다는 약속을 어기고 있다”며 보상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주공은 “이주자 택지를 준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그동안 양측이 나눈 대화기록을 보면 “나만 옳다”는 논리가 얼마나 소모적이고 무서운 지 알 수 있다.

장소:주공 경기본부 보상2과 등
시간:2004년 3월5일.3월15일,4월14일,5월21일,6월16일,7월6일,11월5일 11월8일 등
대화 당사자: 주민 대책위원회 P, K씨와 보상 2과 S차장.
주민:공문으로 보낸 보상조건에서는 이주자 택지를 준다고 하지 않았냐?....공문이 장난이냐,이제 와서 오리발 내밀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서민들 우롱하냐. 집과 땅을 빼앗다 싶이 해서 수백억 원씩 벌면서...
경기본부장:누가 이주자 택지를 준다고 했냐?
주민:이 자리에 있는 S차장이다.
S차장:내가 미쳤나요? 이주자 택지를 준다고 하게..
주민: 그 때는 미쳤나 보죠..

1년여 가까이 이어지는 양측의 대립은 마주보는 철도레일처럼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40여세대의 주민들 가운데 30여명은 이미 분양권을 받고 보상협의를 끝냈으나 4세대의 주민은 법정싸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주공은 보상협의가 안되면 법원에 아파트 분양권에 해당하는 공탁금(평형별로 6천2백만원~9천5백만원)을 걸고 토지를 수용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도로공사가 장기간 지연되거나 문제의 구간만 빼놓는 ‘기형도로’로 개설돼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난 해소는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나만이 정당하고 너는 부당하다”, “나는 죽어도 양보 못 한다”
이 같은 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사회 대다수 구성원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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