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사고가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하는 전선의 부식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호텔 화재 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불길이 시작된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하는 전선에서 '아산화동 증식에 의한 발열 현상'을 나타내는 흔적이 발견됐다는 정밀 감정 결과를 최근 경찰에 전달했다.
앞서 경찰은 국과수에 발화지점인 호텔 7층 810호 객실에 설치돼 있던 벽걸이형 에어컨 실내·외기 연결 전선 및 기기 잔류물 등에 대한 정밀 감정을 요청했다.
아산화동 증식에 의한 발열이란 전선의 접속 부와 단자 사이에 접속 불량이 발생하면서 부식돼 해당 지점이 산화 및 발열하는 현상이다. 이때 주변부의 동(銅)이 용해되면서 아산화동이 증식하면 흐르는 전류의 양이 늘어난다는 특성이 있다.
결국 과전류로 인해 접촉 불량 부분이 황갈색으로 변하고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불길이 확산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화동 증식은 전선 부식 및 접촉 불량 등으로 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실내·외기 연결 전선이 부실해 내부에 습기가 차면서 부식을 일으키거나, 전선이 노후화해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22일 오후 7시 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9층짜리 호텔 8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대응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였고, 화재 발생 2시간 47분 만인 오후 10시 26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이 화재로 투숙객 7명이 숨졌고 중상 2명 포함 부상자 12명이 발생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