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에 참석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불공정 논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강도 높은 질타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의혹을 부인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절차적으로 공정하지 않았다는 위원들의 비판에 대한축구협회 주요 관계자들은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질의에 앞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감독 선임 전반의 과정을 다 밝히지 못한 것은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한 것은 아니고 개인 정보 등의 이유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절차적 조언을 한 적은 있지만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함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또 홍 감독 자택 앞 카페에서 면접을 빙자한 제안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의에 정 회장은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홍명보 감독 모두와 공평하게 면담을 하고 추천해달라고 전력강화위원회에 부탁했다"며 감독 선임 과정의 부정 의혹를 부인했다.

홍명보 감독 역시 같은 의혹에 대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나를 1순위로 생각했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은 것이었다."며 "만약 1위가 아닌 2, 3순위었다면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감독 추천당사자였던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면담을 위한 부탁을 한 것이다. 당시 홍 감독과는 주로 타 후보 감독의 축구 철학에 대해 얘기했다"며 "면담 후에는 (홍 감독이) 한국 축구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 (축구협회)에 제안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참고인으로 참석한 박문성 해설위원은 "축구협회 측 이야기를 듣다보니 서글프고 참담하기도 하다. (축협 관계자들이)다른 나라,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감독 선임 과정에 있어서) 한,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절차적인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달 2일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감독 선임 절차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의 거취에 대한 질의에 홍 감독은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논란이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데에 공감한다. 남은 월드컵 기간까지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정몽규 회장은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해 위법적인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불공정한 감독 임명이 밝혀졌을 경우 책임을 지겠냐는 질의에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