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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인류의 영원한 굴레인가?

20세기를 경험한 현대인들에게 지난 세기는 유물이 아닌 살아있는 생생한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도서출판 부키는 20세기를 읽는 4개의 키워드로 공산주의, 전쟁, 페미니즘, 미국을 꼽고 각각의 역사를 설명해 20세기를 원형대로 복원한 프랑스 라루스출판사의 ‘20세기 박물관’시리즈 중 두 권을 번역해 펴냈다.
이중 프랑수아 제레가 쓴 두번째 시리즈‘인류의 영원한 굴레, 전쟁’(고선일, 유재명 역)에서는 양차 세계대전을 비롯, 일상화·세계화된 수많은 전쟁을 점검한다.
20세기 주요 분쟁, 분쟁의 주체와 동기, 21세기 분쟁 등 3부로 구성된 책은 시대별, 전쟁별, 원인별로 광범위하게 점검하면서 100년간 전쟁의 역사를 서술하고 향후 양상을 예측한다.
저자에 따르면 유럽에서 대두된 내셔널리즘(민족주의)과 지정학이 전쟁의 주범이다.
민족주의가 제국의 분열을 불러왔지만 여러 국가 간 경계를 확립시키지 못한 탓에 각 세력들이 지정학적 입장을 확고히 다지려 한데서 양차 대전이 야기됐다는 것이다.
또한 유럽은 전쟁을 세계화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 중동지역은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차지하려는 영국과 프랑스의 계획에 의해 두 지역으로 분할됐으며 중앙아시아 지역은 분할통치를 위한 소련의 의도에 의해 급조된 민족성으로 경계선을 부여한 결과, 오늘날 세계의 화약고가 됐다는 것.
저자가 보기에 전세계 갈등 요인은 확대재생산되고 있으며 그결과 드러난 미래는 잿빛이다.
물의 부족, 전략 물자라 일컫는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 욕구, 원리주의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 대두, 범죄의 세계화 등 각국간 긴장고조가 날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지난 세기동안 전세계에서 일상화된 전쟁과 분쟁의 양상을 관통해 보여준다.
20세기 전반기에서 유럽 제국들과 양 대전으로 인한 대륙의 쇠퇴, 착취와 혼란을 겪은 중동지역, 소비에트 제국을 서술하는 한편 이스라엘과 아랍간 전쟁, 인도와 파키스탄간 분열을 다룬다.
또 미소 초강대국의 냉전시기인 20세기 중반기 사건으로 한국전쟁을 비롯한 게릴라전과 탈식민지화로 인한 제3세계 출현, 인도차이나 전쟁, 나토 대 바르샤바 조약 등을 포괄하고 있으며 1990년 이후 소연방 해체, 유럽연합의 탄생, 발칸반도 분쟁과 보스니아 내전 등을 담았다.
개별 사건을 단지 몇 페이지의 서술로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단순화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미덕은 지난 세기의 전쟁과 분쟁을 스펙트럼처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갈등과 분쟁의 자취를 지도나 도표 등을 상세하게 포함해 국제정치와 전략의 굴곡을 선명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저자는 전쟁의 전개 및 추론 과정을 통해 현재의 갈등과 분쟁 상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분쟁의 초시대성을 탐구하기 위해 저술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나의 사안을 이해한다는 것은 뜻밖의 일을 사전에 제어하고 대비하는 행위며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쟁을 이해하자고 호소한 저자의 논의들은 영원한 굴레처럼 21세기도 암울한 전쟁의 기운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에서 일독할 만 하다.
저자인 프랑수아 제레는 프랑스 국방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 여러 나라의 언론매체에서 국방문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282쪽, 1만7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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