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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농담]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는 성공할 수 있을까

 

허위정보가 아니라면 머스크는 차기 트럼프 정부에서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의 수장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머스크가 비벡 라마스와니와 함께 과도한 정부 지출은 줄이고, 비대한 정부 조직은 구조조정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효율성에 대한 머스크의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다. X가 아직 트위터였을 때, 트위터의 지출 내역이 정리된 스프레드시트를 앞에 두고 직원들은 모든 항목 하나하나를 머스크에게 설명했다. 마음에 들지 않은 예산 지출은 모두 삭감했고, 그의 결정에 반발하는 직원은 예산과 함께 해고당했다. 그는 예산을 ‘제로 베이스(zero base)’, 즉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예산을 덜 깎느니 많이 깎는 편을 택했다. 예산 삭감으로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후 대응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을 절반으로 줄였고, 외부 협력사에게 지불하기로 약속된 대금도 치르지 않았다. 트위터의 사회 공헌 프로젝트도 어려움을 겪었다. 서버 비용을 줄이라며 새크라멘토 서버 연결을 끊어버렸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이 잇따랐다.

 

정부효율부가 정부 예산을 원점 재검토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단, 머스크는 의회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트위터의 지출 삭감과 정부 예산 삭감은 결코 같지 않다. 정부 예산은 정치적 합의의 결과다. 그의 ‘효율성’은 국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예산 삭감은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쳐 정책적 수혜 집단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예산의 수혜 집단이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머스크의 ‘효율성’은 의회, 궁극적으로 유권자의 반발을 이겨내야 한다.

 

정부 예산이 원점에서 검토되는 경우는 드물다. 정부 예산의 편성 과정은 점증주의로 흔히 설명된다. 점증주의는 정부 예산이 전년도 예산에 근거해 좁은 범위 내에서 증감하는 현상으로, 정책 결정자의 인지 자원이 제한된 결과로 자주 해석된다. 그러나 점증주의의 묘미는 예산을 검토하고 숙의하는 과정에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민주주의 사회에서 전년도 예산은 사회가 예산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이 된다.

 

일견 점증주의는 쇄신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이는 현재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과거에 선호했던 것이 과연 지금도 선호할만한지 점검하는 학습의 과정이기도 하다.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알기 설득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예산을 통으로 삭감하는 것은 민주적 합의의 가능성을 줄인다.

 

머스크는 X에 미국에 428개의 연방 기구가 있으나, 99개면 충분하다고 포스팅했다. 그의 살생부가 도대체 누구를 위하며, 어떤 설득을 염두에 두고 있는가? 그 와중에 머스크가 수장이 될 새로운 정부 부서의 이름은 그가 아버지를 자처하는 ‘도지 코인’과 발음이 같고, 11월 5일 미국 대선 이후 일주일 만에 도지 코인의 가격은 약 197% 상승했으며, 그의 순자산은 이제 3,2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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