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지지자들이 체포를 저지하기 위한 집회에 나섰다.
2일 오전 10시쯤부터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촉구하는 지지자들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지자 수사기관이 관저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모인 것이다.
양 손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이들은 "탄핵은 무효다",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을 외치거나 인근에 접근하는 차량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 중 30여 명은 결국 오후 12시쯤부터 경찰 바리케이드와 저지선을 뚫고 관저 정문 앞까지 들어가 도로 위에 드러누워 연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하더라도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겠다는 취지이다.
경찰은 "도로를 점거할 경우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도로교통법에 따라 해산 절차를 진행한다"며 총 5차례에 걸쳐 해산명령을 내렸고, 결국 오후 4시 37분쯤부터 기동대를투입해 누워있는 지지자들을 강제로 옮겨 해산시켰다.
이들은 전날인 1일 진행된 집회 도중 윤 대통령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편지가 전달되자 체포영장이 집행될 것이라 판단해 더욱 격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편지에는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 주셔서 감사하다.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여러분과 함께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저에서 200m쯤 떨어진 국제루터교회 앞에서도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만 1000명이 모인 탄핵 반대 집회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들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들고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 등을 외쳤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단체도 관저 앞에서 맞불 기자회견에 나섰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과 동조 세력들은 (체포영장 집행에) 저항하고 있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을 2명만 임명하고, 국민의힘은 내란을 옹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관련 내란 수괴(우두머리)·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그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기한은 오는 6일까지이다. 이날까지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이란 추측이 나왔으나, 오후 6시 기준 이뤄지지 않았다.
오동운 공수처장이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예의는 지킬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일몰 후 집행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수처가 체포영장에 대한 집행 시기·방법을 두고 경찰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오는 3일 오전 체포영장 집행 가능성이 점쳐진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