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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초월하는 과천시민의 위기의식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란 과천이 가스 불에 올려놓은 냄비처럼 들끓고 있다.
지난달 23일 행정중심 복합도시 이전에 따른 여야합의에 이어 특별법이 국회서 통과되자 정부과천청사 이전반대란 기치를 세우고 야야 당사와 국회 앞 농성을 벌인데 이어 급기야 거리로 뛰쳐나오는 등 반발수위의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시내 곳곳에 내 걸렸던 기무사 이전 반대 플래카드가 내려지고 그 자리에 청사이전반대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과천시가 탄생된 후 소소한 지역문제로 주민들의 시위는 다소간 있었으나 이번처럼 전체 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한 집단항의는 그 예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제2청사 입주로 탄생된 도시가 청사가 옮겨가면 행정도시란 브랜드가 상실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지역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82년 보건사회부와 과학기술처의 입주로 시작으로 현재 12개부처가 들어서 있는 과천청사는 과천의 경제를 떠받치는 소중한 존재였다.
청사직원만도 5천5백여명에 달하고 이 곳을 들락거리는 하루 민원인까지 따지면 8천명을 상회한다.
특히 청사가 있음으로써 과천에 발을 디딘 크고 작은 업체들도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벌써부터 들려 시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과천 관내 식당 등 2천여개의 서비스 업소에 종사하는 2만여명의 종사자들은 해바라기처럼 이들 기관과 업체를 바라보며 점포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다.
실제 공휴일이면 식당가는 파리를 날릴 정도로 한산해 청사직원들이 미치는 지역경제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이런 청사가 떠난다니 시민들은 기가 막힐 수밖에 없다.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고‘부모가 돌아가실 때의 충격’을 받았고 ‘앞날이 깜깜’하다는 등의 탄식이 터져 나오는 속에 개중엔 입에 담지 못할 심한 말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언론들은 혼란에 빠진 과천에 대해 연일 대서특필하지만 그 현장 한복판에 있는 기자가 본 시민들의 우려와 불안은 상상이상으로 심각하다.
둘 이상 모이면 온통 청사이전에 관한 얘기고 과천은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는 탄식이 쏟아진다.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한 시민들 입장에선 지역 공동화를 막고 살아남기 위한 저항과 주장은 당연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때 반대보다는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청사이전 결사반대를 외치는 구호에 묻혀버렸다.
정부는 벤처단지화와 지식기반 및 연구개발(R&D), 수도권내 산재한 공공기관 단지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일각에선 대학과 대기업 본사 유치도 거론되나 문제는 그런 시설들의 입주 및 대체효과의 불확실성에 있다.
게다가 그런 시설들이 쾌적한 주거환경의 저해요인이 되지 않나 하는 것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과천정부청사 이전반대 특위 등을 주축으로 한 시민들은 ‘살아남느냐’ ‘몰락이냐’는 지상과제를 붙들고 시민결의대회 후속타로 대규모 시민집회와 헌법소원 제기,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고 각 사회단체들도 연이어 정당을 항의 방문했거나 할 예정으로 있다.
정부과천청사 이전 철회란 배수의 진을 치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는 7만시민의 심정을 정부는 헤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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