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최초의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오늘 개장했다. 약 70년간 이어진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가 깨지면서 국내 증시가 하루 12시간 열리는 등 투자자들의 편의성이 늘어날 전망이다.
넥스트레이드는 4일 오전 9시 개장식을 치르고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인 시장 운영을 시작했다. 장 개시 10분 만에 10개 종목 5100주가 거래되며 거래대금은 1억 9000만 원을 돌파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는 환영사에서 "넥스트레이드가 우리 자본시장의 요청에 맞춰 보다 기민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정적인 거래시스템 안착을 통해 우리 자본시장의 효율성 및 거래 편의성 제고 등 우리 자본시장 밸류업과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넥스트레이드 출범은 주식시장 거래 인프라 측면에서, 밸류업으로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 접근성 제고, 유동성 개선 등을 통한 증시 저변의 확대와 함께 투자자들의 다양한 편익을 누릴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넥스트레이드는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ATS다. ATS는 정규거래소 외에 매매체결 기능을 제공하는 모든 형태의 증권 거래시스템으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은 이미 ATS를 도입해 정규거래소와 경쟁 체제가 정착됐다.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거래 시간이다. 오는 5일부터 넥스트레이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기존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전후로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이 추가되면서 하루의 절반을 주식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호가 유형도 새롭게 추가됐다. 이번에 추가되는 '중간가 호가'는 최우선 매도호가(파려는 사람의 호가 중 가장 싼 가격)와 최우선 매수호가(사려는 사람의 호가 중 가장 비싼 가격)의 평균 가격으로 정해진다. 시장가가 투자자가 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투자자가 미리 지정한 가격으로 주문을 내놓는 '스톱지정가 호가'도 이용할 수 있다.
주식거래시장이 경쟁 체제로 전환하면서 거래비용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넥스트레이드는 증권사가 거래소에 내야하는 수수료를 한국거래소(거래대금의 0.0023%)보다 낮출 예정이다. 메이커(시장 가격이 아닌 지정가 주문) 거래에 대해서는 대금의 0.0013%를, 테이커(시장 가격으로 주문) 거래에 대해서는 대금의 0.0018%를 부과한다.
넥스트레이드는 개장 초기 안정적인 시장 운영을 위해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10개 종목(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 LG유플러스, S-Oil,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만 거래를 지원한다. 이후 오는 17일부터 110개, 24일부터 350개, 31일부터 800개 종목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32개 증권사가 넥스트레이드에 참여할 계획이나, 28개사만 이날부터 참여한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