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이 나더니 지붕이 완전히 날아갔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요"
6일 포천시 이동면 노곡2리 마을은 인근에서 진행하던 공순 훈련 중 날라온 폭탄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들이 거주하던 주택 등 건물들은 폭탄의 여파로 창문이 부서지고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 인근 군부대가 이용하던 종교시설들도 폭탄의 여파를 피하지 못해 파손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민들은 전투기 소리와 함께 폭발음이 2번 들렸다고 전했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이광희 씨(72)는 "귀가 찢어지는 굉음이 나더니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며 "지인을 만나러 노곡2리로 가던 중 사고를 보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노곡2리 마을 입구는 사고 현장을 수습하러 온 군 당국과 경찰, 소방당국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폭발물 제거 차량과 경찰특공대 장갑차 등 다수의 차량이 움직이느라 일대가 마비되기도 했다. 폭탄 제거 등 현장 조치가 진행 중이어서 마을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일상을 보내던 중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져 갈 곳을 잃었으나 마땅히 머무를 곳 없이 길거리에 앉아있었다.
박현수 씨(가명·65)는 "밖에서 일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는데 군인들이 막고 있어 집을 확인도 할 수 없다"며 "집에 아내가 있었는데 폭탄이 떨어졌다더라. 아내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있는데 너무 걱정되고 심적으로 힘들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황당하면서도 '터질 일이 터졌다'는 입장이다. 수년간 마을 인근에서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전차가 포탄을 쏘는 등 군 훈련이 이어졌지만 마을 주민들을 위한 안전 대책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8년 1월 주한미군이 발사한 기관총탄 20여 발이 포천 영북면 야미리 인근 육군 8사단 예하 전차대대에서 발견되면서 인근 주민들의 훈련 반대 요구가 높아졌다. 결국 같은 해 7월부터 포천 소재 영평훈련장에선 훈련이 중단됐으나 지난해부터 재개됐다.
주민 노수혁 씨(가명·72)는 "군부대 훈련이 진행되고 있지만 주민 안전 대책은 미흡했다. 결국 오늘과 같은 사고가 난 것 아닌가"라며 "포천은 늘 국방을 위해 희생하는 지역이다. 주민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임종훈 포천시의회 의장은 "국가 안보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담보되지 군사 훈련은 용납할 수 없다"며 "비단 오늘 외에도 포천에서는 훈련 도중 주민이 위협을 받는 피해가 잇따랐다. 군 당국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재발 방지책을 새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5분쯤 포천시 이동면 노곡2리에서 군용 폭탄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훈련 중이던 전투기에서 폭탄이 오발로 떨어지면서 발생했으며, 주민 2명이 중상, 13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