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광수 세계복음화전도협회 총재가 700억 원에 달하는 신도들의 헌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헌금은 청소년들을 교육하기 위한 시설 건립을 위함이었는데, 많은 신자들은 빚까지 지면서 헌금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세계복음화전도협회 탈퇴자 모임인 '코람데오연대(연대)'는 이날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류 총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연대는 "세계복음화전도협회는 RUTC 헌금을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상당한 액수가 엉뚱한 곳에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 수사가 진행되면 진실이 명명백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대에 따르면 RUTC 후원금은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에 청소년수련시설인 'RUTC 국제 청소년훈련센터'를 짓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2005년 11월부터 모은 후원금은 20년이 지난 올해 약 700억 원이 모였으나, 수련원을 짓기 위해 매입한 부지는 아무런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유진 집사는 "과거 세계복음화전도협회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관계자들의 윤리적, 도덕적 타락과 재정의 불투명한 운영을 목격했다"며 "30년 가까이 협회에선 각종 집회와 훈련, 자료판매 등으로 수익이 발생했음에도 공식적인 감사나 재정 보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류 총재는 본인만의 '24시간 호흡기도'로 암을 고칠 수 있다며 각종 수련원에서 신도들을 모집해 수십~수백만 원 상당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 달에 약 450만 원을 들여 교육을 이수하는 신도가 있는 등 막대한 자금이 모였을 것으로 연대는 보고 있다.
연대는 "많은 신도들이 RUTC 후원금 등 헌금을 위해 빚을 내거나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었다"며 "이와 반대로 류 총재는 수억 원에 달하는 시계를 차고 최고급 외제차를 타며 펜트하우스에 거주하는 등 호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대는 류 총재 성비위 의혹을 취재하던 김시온 투데이코리아 기자가 확보한 녹취록을 통해 류 총재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3억 원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편취 금액으로 비어 있는 교회 건물을 매입하고 다시 매각해 차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고발을 맡은 김무겸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경찰이 수사 중인 관계로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저희가 입수한 자료로 상당한 금액을 편취했음을 확인했다"며 "건물을 팔아 시세차익을 내는 등 돈을 굴린 내역이 상당히 많으며, 이는 경찰 수사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경기신문은 세계복음화협회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