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3 (목)

  • 구름조금동두천 16.4℃
  • 구름조금강릉 14.1℃
  • 황사서울 14.6℃
  • 맑음대전 16.7℃
  • 구름많음대구 17.7℃
  • 구름조금울산 13.5℃
  • 맑음광주 17.9℃
  • 구름많음부산 14.1℃
  • 맑음고창 15.2℃
  • 구름많음제주 13.5℃
  • 맑음강화 11.9℃
  • 맑음보은 15.9℃
  • 맑음금산 15.9℃
  • 맑음강진군 19.5℃
  • 구름조금경주시 16.1℃
  • 구름조금거제 14.1℃
기상청 제공

"혼자 할 수 있는 일 맞나요?"…새 학기 업무 부담에 늘봄행정실무사 '고통'

정부 대면인계 정책으로 하교 현장 혼란
새 학기 업무 조율 과정서도 부담 가중돼
"업무 과다, 새벽까지 일하는 경우 다반사"
"안전 관리 위한 인력 최대한 신속히 배치"

 

올해 각 학교 늘봄전담실이 신설되며 '늘봄행정실무사'가 늘봄학교 전반 운영에 나섰다. 하지만 새 학기 혼란과 업무 과다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로 인한 혼란이 학생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효율적인 늘봄학교 운영과 교사의 업무 가중 방지를 위해 행정 전담 인력인 '늘봄행정실무사'가 경기도 각 학교에 배치됐다.

 

경기 지역 대상은 21학급 이상 규모의 학교로 늘봄학교를 운영 중인 학교에 총 707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이들은 방과후 프로그램 수요 조사, 편성 등이 주 업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새 학기 업무 혼란과 늘봄행정실무사 1인에게 주어지는 과도한 업무로 늘봄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00명 규모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늘봄행정실무사 A씨는 "늘봄학교 업무 외에도 특수교사 업무 등 전담할 수 없는 업무들이 넘어오고 있다"며 "계약 내용 중 학교장 재량으로 업무 분장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어 이를 빌미로 모든 업무가 쏟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늘봄학교를 이용하는 학생 수가 많아 혼자서는 프로그램 운영을 감당할 수 없다는 호소도 이어졌다. 늘봄학교 운영 시간 내에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게 되며 학생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A씨는 "수업이 끝난 학생들을 늘봄교실에 들여보내고 준비하며 프로그램 시간이 다 지나간다"며 "시간표 제작, 학생 일정 체크 같은 업무는 하루 8시간 근무 내에 못 끝내고 집에 가 새벽까지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봄학교 이용 학생이 100명 있다면 이 학생들의 각 요일 시간표와 스케줄을 파악해야 하고 100명의 학생들의 학부모 민원과 문의까지 답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늘봄행정실무사 B씨는 "대면 인계 방침으로 오히려 하교 현장이 혼란스러워졌다"며 "늘봄행정실무사 혼자서 많게는 수백 명에 달하는 아이들을 보호자에게 인계해 하교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자적했다.

 

하교 시간 학생들이 몰리며 오히려 복잡하고 위험한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는 것이다. B씨는 "대전 초등생 사건 이후 늘봄학교 안전관리에 대한 부담은 커졌는데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해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학교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안전 대책으로 늘봄행정실무사들의 부담만 가중됐다는 것이다. 

 

새 학기 개학 약 2주가 지난 현 시점 경기 지역에서는 업무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퇴직하는 늘봄행정실무사도 나오고 있다. 구리남양주 지역에서만 늘봄행정실무사 4명을 재채용한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경기도교육청은 새 학기 학교 현장의 혼란과 어려움에 공감한다며 인력 보충 등 지속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개선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대전 초등생 사건 이후 안전관리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데 더해 새 학기 업무 조율 등 혼란도 있는 상황"이라며 "대면인계 방안의 경우 새롭게 실시하는 대책이다 보니 초기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공감했다. 

 

이어 "학생 안전을 위해 620명 정도의 초단기간 근무 인력을 투입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채용 과정에 시간이 걸리지만 안전을 위한 인력을 최대한 신속하게 학교별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각 지역의 교육지원청과 함께 늘봄행정실무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