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제조·납품하는 중소 제조사 파트너 수가 600곳을 넘어섰다. 경기 침체와 내수 둔화 속에서도 쿠팡과의 협업을 통해 고용과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소 제조사들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PB 자회사인 ‘씨피엘비’(CPLB)의 파트너 중소 제조사가 지난해 말 기준 630곳에 달했다고 6일 밝혔다. 2019년 160곳에서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고용 규모도 크게 늘었다. 올 2월 기준 CPLB 파트너사의 총 고용 인원은 2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4000명 증가했다. 이는 파트너 수 증가율을 웃도는 고용 확대이며, 연 기준 최대 폭이다.
같은 기간 CPLB 중소 제조사들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성장한 반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중소 제조업 전체의 매출은 3.3%, 종사자 수는 0.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PB 상품을 통한 성장이 실제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씨피엘비의 PB 브랜드는 ‘곰곰’, ‘탐사’, ‘코멧’, ‘비타할로’ 등이 있으며,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중소 제조사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들 업체 중 80% 이상은 경상도·전라도 등 수도권 외 지역에 위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경기 화성의 식품 제조사 ‘놀이터컴퍼니’는 곰곰 한알육수, 곤약젤리 등 인기 상품으로 2019년 80억 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20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직원 수도 15명에서 3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충북 청주 소재 곡물 전문업체 광복영농조합은 2018년 CPLB에 첫 쌀을 납품한 이후 2023년 기준 쿠팡 내 매출이 약 200억 원으로 29배 증가했다. 전병순 대표는 “쌀 소비량 감소에도 쿠팡을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CPLB는 중소 제조사와 함께 신규 브랜드 ‘엘르 파리스’ 뷰티 제품을 선보이는 등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양질의 제품을 만드는 중소 제조사들과 함께 가성비 있는 PB 상품을 지속 확대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고, 동반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희상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