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배구 남자부 의정부 KB손해보험의 봄은 짧았지만 강렬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KB손보는 올 시즌 정규리그 후반기 돌입 후 구단 창단 후 최다인 9연승을 거두며 순위를 끌어 올렸다.
KB손보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며 봄배구 진출도 일궜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승리하고도 2, 3차전을 내리 패하며 업셋을 당했다.
이번 시즌까지 20번 치른 남자부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이번 시즌 KB손보가 세 번째다.
하지만 KB손보의 올 시즌을 어느 누가 실패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KB손보는 파란만장한 한해를 보냈다. 미겔 리베라 전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정규리그 개막 직전에 사퇴했고, 마틴 블랑코 감독대행 체제의 KB손보는 개막 5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사령탑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 영입을 추진하려다 무산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KB손보의 홈구장인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폐쇄되며 경민대체육관을 임시 홈구장으로 쓰는 상황도 겪었다.
그러나 KB손보는 경민대체육관에서 '경민불패' 신화를 쓰며 부활했다.
KB손보는 세터 황택의가 군 복무 후 복귀했고, 나경복이 합류하면서 전력을 끌어 올렸다. 1월에는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이 안정을 찾았으며 아시아 쿼터 모하메드 야쿱(등록명 야쿱)까지 합류, 막강한 전력을 갖췄다.
매 경기 뛰어난 활약을 펼친 '주포' 안드레스 비예나는 남자부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배구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KB손보는 다음 시즌 도약을 위해 재건에 나선다.
KB손보는 최근 '살림꾼' 야쿱과 제계약을 체결하며 첫 단추를 끼웠다.
이밖에 KB손보는 올 시즌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로 꼽히는 임성진과 최근 만나 1차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FA인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 주전 리베로 정민수와는 계약 조건을 확인했다.
비예나는 외인 트라이아웃을 신청했다. 5월 6일부터 8일까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2025~2026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참가 신청을 마친 비예나는 KB손보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KB손보가 비예나와 동행을 원하면 드래프트(5월 9일) 전날까지 한국배구연맹에 의사를 통보하면 된다.
KB손보는 비예나와 다른 외국인 선수를 비교해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